대구시민단체들은 7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국립 이건희 미술관 유치 범시민 성금모금운동 발대식을 가졌다. 발대식에는 대구상공회의소, 대구예총, 대구 YMCA, 대구시체육회,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등의 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민간차원의 모금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또 이건희 미술관 대구유치 시민추진단(단장 김형기 교수)은 이날 오후 대구예술발전소에서 ‘국립 이건희 미술관 유치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도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대구미술협회, 대구관광협회, 지방분권 대구경북본부, 언론 관계자 등이 참석해 미술관 유치 시민운동 참여 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전국적으로 이건희 미술관 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는 지자체는 모두 14군데에 이른다. 이들 지자체의 공통점은 이건희 미술관 건립이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비수도권에 건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문체부가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설립 움직임을 보이자 자치단체들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정치와 경제 등의 중앙 집중만 해도 차고 넘치는 데 문화까지 독점하겠다는 것은 망국적 수도권 중심주의라고 규탄한 것이다.
지역 소재 자치단체들이 이건희 미술관 건립에 목을 매는 것은 소멸 위기에 빠져있는 지방도시의 활로를 찾아보자는 데 있다. 스페인의 작은 도시 빌바오처럼 문화 예술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도시의 부흥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대구는 이건희 미술관 유치와 관련 이제 전국에서 가장 먼저 민간차원의 시민 성금모금운동에 나섰다. 대구시가 이건희 미술관 건립비용을 전액 부담키로 제안한 데 이어 나온 시민단체의 성금모금운동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미술관 유치에 대한 대구시민의 일치된 생각인 동시에 지역발전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담아낸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대구는 여러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지만 27년째 GRDP 전국 꼴찌에 머물러 있다. 대구는 국채보상운동 등 위기 때마다 시민운동이 일어나 국난을 극복해 온 도시다. 미술관 유치를 위한 염원이 지역사회 시민운동으로 번졌다. 이번 운동이 대구를 일깨우고 희망의 도시로 나아가는 동력으로 살아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