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치 풍향계 국민의힘 청년돌풍 어디까지 <br/>이준석 전대 약진에 중진들 철지난 연고 내세우며 당심에 호소<br/>인물·정책 대결 없는 TK 표심 잡기, 지역정가에 씁쓸함 남겨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선 이준석 후보의 약진에 이목이 쏠린 한주였다.
특히 지난 3일 대구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권주자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도 이같은 현상을 그대로 노출됐고 당권주자 간 논쟁의 초점이 되기도 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에 나선 후보들 대부분은 지역 연고를 내세우며 지역 당심에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후보는 급기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겠다며 ‘새마을운동’도 언급하는 등 지역 60대 이상의 당원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과거 당권주자들이 서로 지역 개발 공약을 중점적으로 발표하면서 당심에 한표를 달라고 하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원래 정당의 전당대회는 각 후보의 인물과 정책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현재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의 경쟁구도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
이준석 후보의 돌풍을 넘어 대세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처지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당의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되는 후보들의 정책대결 실종이라는 현상은 씁쓸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책임당원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투표율마저도 50%를 상회하는 대구·경북지역이라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너무 드러내놓고 하는 표현은 오히려 반감을 살 수밖에 없다.
지역정가의 한 논객은 이날 합동연설회 이후 탄핵과 지역 인재론, 박정희 전 대통령 언급, 지역연고 등을 내세우지 않는 후보들 중에서 그나마 정책으로 밀어붙인 당권 후보는 5명 중 조경태·홍문표 의원 등 2명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당의 중진인 2명의 의원은 합동연설회 이후 중진의 합종연횡 등의 소문에 대해 “연대는 결코 없으며 끝까지 완주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여러가지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그동안 대한민국 정당역사 상 초유의 일들이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포세대를 넘어 칠포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들의 한 맺힌 절규가 이같은 현상의 발원지라는 사실은 이미 지난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됐다. 성난 2030세대들의 강력한 자기 표현에 이제 정치권이 답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과거 상황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선거에 무심했던 2030세대들의 최근들어 나타난 적극적인 정치 행보에 정답을 제출하는 정당만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의 면류관이 부여될 전망이다.
하나의 현상을 넘어선 이들의 광폭행보에 또다른 정치적 주체로의 성장을 보는 듯해 우리사회가 그렇게 불안하지만은 않는 이유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