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윤석열은 수차례의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흔히 여론은 급변하기 때문에 그 결과의 예측은 어렵다지만 대체로 대선 1년 전 여론이 적중했다는 통계도 있다. 물론 두 사람이 여야의 후보로 확정될지는 아직도 미지수이다. 한 치 앞을 예견하기 힘든 대선 정국이지만 이들은 결선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재명은 민주당 후보의 여론조사에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윤석열 역시 그의 입당과 관계없이 압도적 선두를 지키고 있다. 대선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높은 두 사람의 대결구도를 예비 점검해 본다.
인생 역정에서도 두 사람은 비슷한 측면이 많다. 이재명은 불우한 청년 시절 노동현장 참여와 독학으로 고시에 합격했다. 윤석열 역시 고시의 실패와 좌절 끝에 뒤늦게 합격해 검사가 됐다. 변호사 이재명은 성남시장을 거쳐 연이어 경기지사에 당선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윤석열 역시 검찰 인사에서 소외되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으로 발탁된 사람이다. 두 사람은 공히 당직과 국회의원직을 거치지 않은 대선 후보이다. 이러한 단순한 경력 구조는 계파와 진영에 구속되지 않는 장점과 조직력의 한계라는 단점도 내포하고 있다.
두 사람이 표출하는 간결한 정치적 메시지도 공교롭게도 유사한 측면이 많다. 두 사람의 국정 과제와 비전에 대한 표출 능력도 흡사하다. 이재명은 선거 캠프 격인 ‘성공 포럼’(성장과 공정)을 출범시켰다. 그의 국정 구상을 상징화한 것이다. 윤석열 역시 ‘정의와 헌법적 가치’를 강조하다 지난주에는 ‘공정과 상식’이라는 국민 연대를 창립시켰다. ‘공정’ 사회지향은 두 사람의 공통분모이다. 이재명은 ‘기본 소득’이라는 이슈를 선점했다면 윤석열은 엄격한 법치의 포청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여하튼 이재명과 윤석열의 메시지는 비교적 간결하고 국민적인 관심을 모으는 것이 현실이다.
대선 정국에서 두 사람이 극복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이재명은 정치적 판단이 빠르고 신속한 대처 능력으로 시원한 사이다를 연상시킨다. 비상한 순발력, 결기까지 갖추어 정치 쟁점을 선점하는 능력은 인정되지만 언행이 불안하다는 비판적 평가도 따른다. 윤석열의 과묵한 표정과 뚝심, 간결한 정치 메시지 전달력은 그의 소신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검찰 수장 경력만으로 대선 후보로 적합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이재명은 자신에 대한 골치 아픈 송사가 완전히 해소되었지만 윤석열은 장모의 가족 소송이 완전히 해명될지는 의문이다.
현재로서는 이재명이 여권의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윤석열은 후보 선호도는 높지만 정당의 지지 지반이 어디인지 분명치 않다. 그의 선택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국민의 힘 입당, 제 3 지대 후보, 야권 후보의 단일화 어느 것 하나 평탄한 길은 아니다. 이재명과 윤석열은 여야의 공천을 받아 양자 대결로 갈 것인가 아니면 3당의 후보로 다자 구도에의 선거를 치를 것인가. 앞으로의 전개 양상은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는 없다. 대선 정국에는 돌발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9월의 민주당과 12월 국민의 힘의 경선과정을 조용히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