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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여학생

등록일 2021-04-01 19:54 게재일 2021-04-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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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서의호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얼마 전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기 위해 국회의원 직을 사퇴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1971년 서울공대에 입학한 3명의 여학생 중 한 명이었다.

공대에 여학생이 입학하는 것이 큰 화제가 되고 신문에 기사화 되던 시절이다. 공대 캠퍼스에 여학생이 걸어가면 남학생들이 한참을 쳐다보곤 하였다. 여자 교수도 없던 시절이니까 공대 건물에 여자 화장실이 없어도 별로 이상하지 않던 시절이다.

1946년 개교한 서울대의 공대생은 30년이 지난 1970년 중반까지 졸업한 여학생은 50명이 되지 않아 연 1∼2명 정도가 고작이었다.

1973년 첫 입학생을 모집한 카이스트 대학원에도 여학생은 한해 2∼3명 정도였다. 그것도 생명공학 같은 특정 전공에 집중되어 있었다. 여학생 비율은 1%가 안되던 시절이다.

1989년 필자가 포스텍에 부임했을 때 여학생의 비율이 10% 가까운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보다 2년 앞서 포스텍 첫 입학생의 수석합격자도 여학생이었다.

한국 전체로도 공대 여학생의 비율은 계속 꾸준히 증가하여 2000년 10%를 넘어서고 최근 통계에 의하면 여자 공대생이 20%를 넘었다고 한다. 재학생 기준이니까 신입생의 여학생 비율은 지금 25%에 육박한다고 한다.

여자 공대생이 증가한 주요 계기는 1996년 이화여대가 여대로는 처음으로 공대를 신설한 것도 한몫을 했다. 한국의 대표적 여자대학인 이대가 공대를 만들리라고는 상상도 안가던 시절이었다. 그후 숙명여대 등도 공대를 만들었고 포스텍 교수님이 공대학장으로 임명 되기도 했다.

최근 들어 대학 졸업자 중 인문계열 및 예체능계열 취업난에 따른 여파로 여학생들이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공학계열, 사회계열 입학이 대체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작년 대학 졸업자의 계열별 취업률’을 보면 의약계열이 80% 정도로 가장 높았고, 공학계열 70% 정도로 2위라고 한다. 사회계열, 인문계열, 교육계열 보다 높다고 한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현상과 취업률이 좋은 공대의 상황이 여성을 공대로 끌어들이고 있다.

사실 여학생 비율의 폭발적 증가는 법학 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법시험 합격자나 법학전문대 여성 비율도 거의 50%에 육박할 정도이다.

70∼80년대까지는 법대에 다니는 여학생을 신기하게 쳐다보던 시절이고 여자대학 법대는 인문사회 계열에 비하여 인기가 떨어지던 시절이다.

이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활약은 눈부시다.

미국의 명문공대 MIT는 여학생 비율이 40%라고 한다. 이제 캠퍼스에 넘치는 공대 여학생은 선진화의 상징이고 여성의 사회진출의 상징이다.

오늘도 공대 여학생은 코로나로 실험 등 일부만 대면 수업이 진행되는 캠퍼스 사이에서 싱그러운 젊음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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