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가 일상화 된 모습이 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진다. 겨울 독감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마스크를 종종 잊고 나가 애를 태우던 시대에서 이제는 마스크를 안 쓰면 무언가 불편하게 느껴 외출을 못하는 이상한 시대로 바뀌었다. 줌(Zoom)이라는 온라인 미팅 프로그램이 세계의 각종 학회나 회의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다.
요즘 대부분의 미팅이 줌으로 진행되고 대학에서의 강의나 세미나도 줌으로 하고 있다. 각종 행사의 형식도 많이 간소해졌다. 리셉션이나 행사만찬이 없어지거나 대폭 축소되었다. 악수도 생략되고 주먹으로 인사하고 식당에 가면 띄어 앉는 게 일상이다.
대학은 교무회의를 온라인으로 하기 시작했다. 수업도 온라인이나 동영상으로 진행되어 캠퍼스는 텅 비어 있다. 학생이 없는 캠퍼스 모습도 처음 보는 풍경이다.
접촉이라는 컨택트(Contact)가 아닌 비접촉이라는 언택트(Untact)라는 신조어를 부상시키며 비대면·비접촉 소비 등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도 생겨났다. 쇼핑시장은 온라인 쇼핑으로 대폭 바뀌면서 택배업체와 배달업체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학원, 취미강습 등을 다니지 못하면서 화상통신을 이용한 원격교육, 온라인 요가, 요리강습 등이 강세를 보이면서 아예 온라인으로 체험을 하는 환경이 집집마다 구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행 산업도 크게 위축 되었다. 필자도 대학에서 대외협력 일을 맡으면서 거의 매달 나가던 해외 출장을 공적인 일로는 작년에 한번도 해외 출장을 가지 않았다. 온라인으로 국제회의가 실시되기도 하지만, 또한 귀국 후 자가격리라는 기간이 너무 일상을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해외 가족 결혼 때문에 출국 시 보았던 인천공항의 풍경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차를 댈 수 없을 정도로 붐비던 인천공항의 주차장은 거의 차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텅 비어 있다. 수천명의 탑승객이 붐비던 공항 출국대도 사람 몇 명이 왔다 갔다 할 정도다.
문제는 언택트 시대에서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변할까 하는 점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서 SNS 같은 온라인 소셜미디어가 더 활성화 될 전망이다. 그래도 성이 차지는 않을 것이고 우울감은 심화될 수 있다.
코로나 블루가 걱정이다. 상호단절된 상황 속에서 우울감을 증폭시키면서 코로나 피로감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가 걱정이다. 백신접종이 전세계적으로 시작되었다. 백신을 통해 코로나가 종식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이제 인간은 독감처럼 코로나와 함께 생존해야 한다는 예측도 있다.
BC, AD는 예수 이전과 이후로 나누는 연대 계산 방식이다. BC는 예수 탄생 이전이라는 의미이지만 아마도 미래에는 코로나 이전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농담만은 아닐 것이다. C가 예수가 아니라 코로나가 될것이라는 것이다. 정말 우리는 지금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속에 살고 있다. 이 변화의 끝이 어디가 될 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