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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아껴 쓰자

등록일 2021-03-21 19:23 게재일 2021-03-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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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대수필가
윤영대수필가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1992년 리우환경회의의 권고로 UN이 제정 선포하였다. 세계적으로 점차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 문제를 인식시키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자는 결의이다. 우리는 이보다 먼저 1990년 7월 1일을 ‘물의 날’로 정하여 각종 행사를 개최해 왔는데 UN의 동참요청으로 1995년부터 3월 22일로 바꾼 것이다. 그런데 국제인구행동연구소에서 연간 1인당 쓸 수 있는 수자원량을 ‘기근-부족-풍요’의 3단계로 분류하면서 우리나라는 1천450m3로 산정되어 ‘물부족 국가’라는 아픈 멍에를 쓴 것이다.

2006년 세계물포럼에서 ‘물 빈곤 지수’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전 세계 147개국 중 43위로 위험도가 그리 높지는 않은 편이지만, 인구밀도가 높고 여름에 집중된 강수량으로 인해 물 스트레스 지수는 25~70%로 높아서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 보고서에는 ‘심각한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그리고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10이며 5년 후에는 물 기근 상태가 된다는 예측도 있어서 물 부족 국가라는 인식이 국민에게 심어진 것이리라. 그러나 우리 국민의 하루 물 사용량은 약 280L로 유럽 국가의 두 배이다.

왜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가 되었는가? 삼천리 금수강산이라 아름답고 깨끗한 산과 강이 있고 2,30년 전까지만 해도 계곡의 물을 그대로 퍼마셨다. 삼면이 바다이고 큰 강도 가까이 많은데 물 부족이라니…. 그 원인으로 인구밀도와 기후변화 그리고 산업화와 자연파괴를 들고 있다. 좁은 국토에 여름철 집중적으로 내리는 비는 산지가 많은 지형적 특수성 때문에 급히 쓸려가 버리고, 또 산업화로 숲을 무작정 개발하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물의 부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온갖 생수가 편의점 진열장을 채우고 해양심층수와 지하수, 계곡물 등도 집에서 마실 수 있는 축복받은 나라이다.

수자원 관리 기술도 우수하다. 옛날 대동강물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 얘기를 하면서 ‘누가 물을 돈 주고 사 먹냐?’라고 웃곤 했지만 요즘은 전국 상수도 보급률 98.5%로 건강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며 값싸게 요금을 내고 때로는 생수도 사 먹으니 그 얘기도 이제는 현실이 되었다.

우리는 물을 물 쓰듯 한다. 수세식 변기는 1회 사용량이 대략 8L 정도라니 하루 5회를 사용하면 40L, 큰 생수병 20개 분량이다. 또 목욕탕에서 샤워기를 줄줄 틀어놓고 면도를 하거나 양치질하는 것을 보면 ‘물을 풍족하게 사용하시되 낭비는 하지 마세요’라는 어느 목욕탕의 글이 머리에 맴돌며 슬그머니 화가 난다. 물은 하늘에서 비가 되어 땅으로 내려와 강을 따라 멀리 흘러서 저수지에 모였다가 깨끗이 소독되어 어둡고 긴 수도관을 거쳐 보일러에서 끓여진 후 샤워기로 나오는데 그냥 버려지다니 안타깝다. 설거지와 세탁 등 일상생활에서도 물 절약은 꼭 필요하다.

올해도 봄 가뭄이 계속되고 하천은 메말랐어도 수도꼭지를 틀면 맑은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아껴 쓰면서 낭비하지는 말자. 세계 물의 날을 맞아 한 번 더 물의 소중함을 깨달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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