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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해외여행

등록일 2021-11-28 19:37 게재일 2021-11-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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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대 수필가
윤영대 수필가

지난주 딸의 안내로 우리 부부는 지난봄부터 코로나가 줄어들기를 바라며 꿈꾸어 왔던 하와이 여행을 다녀왔다. 코로나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2년째 발이 묶여있었는데 다행히 위드 코로나를 맞아 자가격리 면제조건이 완화되었기에 비행기를 탄 것이다. 해외여행을 위해서는 필히 백신 접종 완료와 PCR 검사결과가 음성이어야 한다.

최근 자가격리 면제가 가능한 국가로서 몰디브, 괌, 사이판, 싱가포르 등이 떠오르고 몇몇 곳은 관광 상품이 매진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하와이는 11월 초 제한이 많이 풀리면서 출국 72시간 내 PCR 음성판정을 받으면 격리 없이 입국이 가능하고 귀국할 때에도 음성이면 자가격리가 면제다. 우리 가족은 다행히 모두 백신접종 완료자여서 여행 하루 전날 서울 중부보건소로 가서 PCR검사를 하고 다음 날 ‘음성 증명서’를 받아냈다. 그리고 ESTA(전자여행허가서)도 발급받고 또 쿠버(COOV)라는 ‘코로나19 전자예방접종 증명서’ 앱도 깔았다. 이것은 해외에서 통용 가능한 글로벌 표준의 ‘백신 여권’이라는 앱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또 11월 8일 전까지만 해도 PCR증명서는 하와이주 당국과 업무협약을 맺은 대형병원에서 12만~13만 원의 검사비가 필요했지만 우리는 서울 중부보건소에서 무료로 검사하고 영문 증명서까지 받은 것이다. 또 세이프 트래블 신청서 작성도 필요가 없어졌다. 이러한 것들을 딸이 하나하나 해결해주었지만 스마트폰을 활용한 전자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여행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들뜬 마음으로 도착한 인천공항은 텅 비어 있고 면세점도 닫혀있어 쓸쓸했다. 티켓도 자동발권기로 받고 기내에 들어갔더니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고 대부분 젊은이들이다. 이렇게 어려운 절차를 해결할 수 있는 세대이리라. 승객은 80% 정도이고 승무원들도 모두 비닐 옷을 걸치고 있다. 그러나 도착한 호놀룰루 공항은 조금 활기가 있었다. 하와이는 여름 날씨지만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고 유명 맛집은 북적대었다. 열흘간 렌터카를 빌려 복잡한 곳은 가능한 피해 다녔고 11월이라 축제도 거의 없고 해서 와이키키 해변에서 수영하며 즐긴 반나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3개의 큰 섬을 이동하면서 관광은 잘하였지만 내내 코로나가 걱정되었다. 귀국하기 이틀 전 PCR검사를 또 해야 했기에 휴대폰으로 우리의 보건소와 같은 검사소를, 그것도 무료인 곳을 찾아내어 검사받고, 다음날 이메일로 증명서를 받아서 프린트도 직접 했다. 인터넷으로 증명서를 신청하고 무료검사에 국제증명서까지 가능한 우리나라 의료검진 시스템이 참으로 고맙다.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들어오니 마음은 놓였지만 QR코드를 찍고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복잡한 절차가 있었다. 또 도착 1일 이내에 PCR검사를 해야 한다기에 일찍 포항에 내려와 북구보건소로 가서 검사했더니 다음 날 아침 ‘음성’이란 문자가 뜬다. ‘이제 자유다.’ 했으나 또 2차 검사 통보가 와서 했다. 코로나가 덮친 세상을 돌아다니기가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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