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 사태로 항공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향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아시아지역 특히 동북아시아지역에 매우 큰 항공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아시아국가의 높은 경제성장으로 인해 항공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시아국가의 경제성장률이 연간 5~8%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
두 번째는 아시아지역에서 저비용항공사(LCC)의 항공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는 아시아지역은 유럽이나 북미지역에 비해 저비용항공사(LCC)의 항공시장 점유율이 현저히 낮은 상태에 있으나, 많은 아시아국가에서 저비용항공사(LCC)가 속속 출현하거나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면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과 항공시장 점유율 확대로 인한 항공요금 인하 효과는 항공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관광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항공수요 증가추세에 발맞춰 많은 국내외 항공사들은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노선의 비중 축소와 직항(point to point) 노선의 비중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개별 국가들도 소수의 허브공항 육성 대신에 개별 지역마다 공항을 건설하고 육성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공항 인프라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지역의 증가하는 항공수요를 수용할 수 있는 공항이 대구·경북지역에 있어야 한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항공수요가 충분히 확보될 것인가에 대해 일부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대구·경북 주요 도시로부터 편리하고 빠른 교통접근성만 확보된다면 항공수요 확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인 바운드(in bound) 해외여객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통합신공항의 건설과 함께 대구·경북의 관광자원 및 산업 인프라와 연계해서 많은 외국 여행객들과 화물(물류)을 끌어들일 수 있는 지역발전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들어 국제공항은 단순히 출입국을 위한 관문(gateway)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한 거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공항을 중심으로 공항경제권이 많은 국가들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왜냐하면 항공수요(여객수요와 화물수요)의 증가로 인해 공항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인천공항 주변에 물류산업, 바이오산업, 문화관광산업, 첨단제조업은 물론이고, 국제업무단지, 공항도시가 꽃을 피우는 현상을 볼 수 있다.
특히 새롭게 건설될 통합신공항은 향후 항공시장 점유율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저비용항공사(LCC)의 노선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친숙공항으로 육성하고, 전 세계적인 전자상거래의 확대를 겨냥해서 국제 택배화물의 처리를 위한 물류공항으로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새롭게 건설될 통합신공항의 초기 활성화를 결정하는 첫 번째 관건은 대구·경북 주요 도시로부터 30~40분 내에 접근이 가능한 공항철도의 건설과 접근도로망의 확충이다.
인천공항이 공항철도를 이용하더라도 서울로부터 1시간 이상 걸리는 문제로 인해 2000년대 이전 서울의 관문공항이었던 김포공항의 국제공항 기능이 다시 살아나는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 도쿄의 관문공항인 나리타공항이 도쿄로부터 접근성이 떨어져 1980년대 이전 도쿄의 관문공항이었던 하네다공항의 국제공항 기능이 다시 살아나는 현상으로부터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다른 지방공항들도 새롭게 건설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항공수요 확보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공항철도, 도로 등 관련 인프라 확충을 두고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충청권의 관문공항인 청주공항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핵심은 역시 접근교통망의 확충이다. 청주공항의 경우 대전과 세종시로부터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공항철도 및 BRT 연결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예비타당성조사이니 만큼, 특히 공항철도는 통합신공항의 초기 활성화를 결정하는 관건이 된다는 점을 감안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대구·경북이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과제는 ‘반듯한’ 민간공항을 건설하는 것이다. 비록 통합신공항이 군사공항과 민간공항을 함께 건설하는 것이긴 하지만, 군사공항 운영에 따른 제약 없이 민간공항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중대형 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1본이 민항전용 활주로로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렇게 돼야 연간 1천만∼1천500만 명 정도의 항공여객수요를 처리할 수 있다.
아울러 새로운 공항의 건설과 관련 인프라의 확충은 단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과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을 단계별로 구분해서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과 연계하여 대구·경북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고려한 지역개발 청사진을 마련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을 모색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