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말레이시아공항에서 김정남은 독침에 의해 사망하였다. 북한 공작원 소행이 분명하지만 사건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며칠 전 미국 시사 주간지 뉴요커에는 그간 궁금했던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에 관한 기사가 우리의 관심을 끌었다. 김한솔은 마카오에 살면서 프랑스 국제학교에 유학할 정도로 형편이 좋았다. 갑작스런 김정남 사망 후 그에 대한 소재는 오리무중이었다. 이번 ‘자유 조선’ 대표 에이드리언 홍창(36)의 증언으로 그의 최후 행적이 드러났다. 북한 백두혈통의 장손 김한솔은 유랑자 신세가 되어 있었다.
북한 세습체제에서 권력보위에 방해되는 사람은 누구나 처벌된다. 집권 초기 2012년 12월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은 공개적으로 처형되었다. 북한 언론은 장성택이 반혁명 부패분자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였다. 장성택의 딸 장금송은 파리에서 자살했고, 고모 김경희는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다. 행적이 수상했던 이복형 김정남도 결국 말레이시아공항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김정은의 이복 삼촌 김평일은 외국 대사직을 하면서 떠돌다 평양으로 복귀하였다. 평양의 친형 김정철은 소식이 없고 여동생 김여정은 김정은 권력의 최측근이 되었다.
이번 뉴요커지는 김한솔의 마지막 행적을 상세히 보도하였다. 미국 시민권자 홍창은 예일대 시절부터 북한 인권문제의 해결책으로 반북단체인 ‘천리마 민방위’를 조직하였다. 미 해병대 출신 한국계 크리스 안이 이 조직을 돕고 있다. 이 조직이 미 CIA에 연관된다는 추측은 분분하나 확인할 길은 없다. 홍이 이끄는 이 단체는 ‘자유조선’으로 개명하고 지난해 스페인의 북한 대사관도 습격하였다. 2017년 2월 김정남 사망 후 김한솔은 파리 유학 시부터 알고 지내던 홍창에게 긴급 구호를 요청했다. 홍창은 김한솔을 타이페이공항으로 탈출시키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공항으로 이동시키는 수속을 도와주었다.
이번 기사에 김한솔의 소재는 분명치 않지만 그가 건재한 것만은 확실하다. 미 CIA가 그를 보호하고 그가 북유럽 아니면 미국에 거주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북한 당국으로서는 그들이 통제할 수 없는 백두 혈통 김한솔이 매우 불편한 존재일 것이다. 홍창은 공항에서 본 김한솔은 178cm 키에 잘 생긴 외모였으며, 미모의 어머니와 영어를 잘하고 쾌활한 여동생과 함께 있었다고 증언했다. 김한솔은 아버지 김정남의 유산으로 많은 현금을 가졌으며, 북한에서 할아버지 김정일과 낚시하던 일도 토로했다고 한다.
북한의 탈북자는 현재 3만5천명을 넘고 있다. 탈북민 중에는 서유럽에 정착한 사람도 더러 있다. 최고 통치자 김정은의 조카 김한솔도 이제 탈북자 신세가 되었다. 그가 남한 행을 택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마카오 국제학교와 파리에서 유학한 그는 안전을 보장 받는 서방 어디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언론에 보도된 그의 모습은 과거의 해맑은 소년의 모습은 사라지고 핸섬한 청년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김한솔의 운명에서 또 다시 분단의 비극을 실감한다. 김일성 가계의 장손 김한솔이 과연 언제쯤 북한 땅을 밟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