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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폐쇄·김해신공항 백지화… ‘꼼수’까지 닮았다

등록일 2020-11-18 19:59 게재일 2020-11-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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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대로 정부의 김해신공항 백지화가 영남권 민심을 무참히 쪼개놓고 있다. 갈등을 증폭시키는 일로 정치적 재미를 보는데 능숙한 여권의 교졸한 작전이 또다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원전 조기폐쇄나 김해신공항 백지화나 똑 닮은 점은 결과를 미리 정해 놓고 절차를 꿰어맞춘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반대하는 견해는 철저히 묵살하거나 아예 제거한다는 점도 판박이다. 국책을 매사 이렇게 군사작전 하듯이 해서 민심을 찢어놓아서야 나라 꼴이 뭐가 되나.

국민의힘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은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덕도는 자연 입지적으로 공항이 안 되는 것으로 결론 났다. 활주로 한 번 놓는데 10조 원 이상이 든다”며 “(가덕도 신공항은) 부산의 정치권 몇몇, 건설업자 카르텔이 부산시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시장은 이어 “영남권 발전을 위해 공항을 만들려면 (과거 대구·울산·경북·경남은 모두 찬성했던) 밀양신공항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국무총리실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발표를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문제에 빗대며 반발했다.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다는데, 월성원전 1호기 문제와 판박이 아닌가 싶다. 이 중요한 국책사업 변경 과정에 무리나 불법이 있으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할 경우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감사원 자료를 바탕으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과정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한수원이 조기 폐쇄에 반대하는 이사회 의장 조성진 경성대 교수를 의장에서 교체하는 등 이사회 회의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적 문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과 1개월 사이에 10%나 내려간 삼덕회계법인의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보고서 초안 역시 중대한 수사대상으로 떠올랐다.

반대하면 내치고, 불리하면 조작하고, 무참히 여론을 분열시키는 횡포에 고통 받는 쪽은 국민뿐이다. 통합은커녕 민심 분열책동으로 권력 강화에 몰두하는 통치로 국익마저 형편없이 멍드는 비극에 언제까지 속절없이 끌려다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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