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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북 정책 긴급 진단

등록일 2020-11-10 19:47 게재일 2020-11-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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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미국의 대선은 바이든의 당선이 확정되었다. 박빙의 6개 경합지구 중 펜실베이니아와 네바다 선거인단을 확보하였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법적 소송으로 대응했지만 선거 결과를 뒤집기 어렵다. 6선의 상원 의원, 부통령 8년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은 가정적으로는 심각한 불행을 겪은 정치인이다.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었고, 아들마저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2번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하고 78세에 46대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바이든의 대북 정책은 어떻게 펼쳐질까. 그의 대북 정책을 미리 진단해 본다.

민주당 바이든의 대북 정책의 기조는 트럼프와는 분명히 다르다. 과거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철저히 무시하는 전략을 폈다.‘전략적 인내’라는 슬로건으로 북미 관계는 한 발짝도 진전될 수 없었고 남북관계마저 단절되었다. 바이든은 선거 유세 중 독재자 김정은에게 유화적인 트럼프의 대북 협상자세를 비난했다. 지난달 바이든 보좌관 출신 북한 전문가는 서울을 방문하여 당시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과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태도가 북한에 대한 불개입, 무시 정책을 견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그의 대북 정책은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대북 접근 방식은 트럼프와는 다르다. 트럼프가 정상 간의 탑다운 방식을 선호했다면 그는 바텀 업(bottom up)방식을 채택할 것이다. 트럼프가 외교적으로 일을 저질러 놓고 수습했다면 그는 실무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중시할 것이다. 바이든은 선거 유세 중 북한이 핵 역량을 감소한다면 북미 정삼회담도 할 수 있다는 발언도 하였다. 그러므로 바이든은 북미간의 위로부터 일괄 타결보다는 아래로부터 단계론적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 역시 주고받기 식 단계론적 원칙을 선호하여 북미회담의 전망은 결코 어둡지 않다.

바이든의 대한 정책은 남북관계뿐 아니라 북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는 그간 한국정부에 방위비 대폭 인상을 요구하여 우리를 압박하였다. 기업인 출신 트럼프 특유의 이익확보 협상 전술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은 방위비 문제로 시간을 끌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한미 간 현안인 주한 미군 문제, 전작권 회수, 한미 합동 군사훈련 문제 등을 한미 동맹의 결속차원에서 해결할 것이다. 상원 외교 위원장 출신인 그는 최소한 트럼프 식 동맹국에 대한 ‘후려치기 식’협상은 지양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의 대북 정책은 상당한 준비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북한이 과거처럼 이 기간을 참지 못하고 핵이나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한다면 북미관계는 다시 경색될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핵문제에 관해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자제한다면 북미간의 협상은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도 힘을 실을 것이다. 다자주의를 강조하는 바이든의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와 다르지 않다. 문제는 임기 말의 문재인 정부는 시간이 부족하다. 46대 대통령 바이든의 대한반도 정책을 기다리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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