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미국과 비(非)미국으로 나누고 국민을 흑-백, 빈-부로 갈라치는 방식으로 지지자들을 규합해 권력을 잡고 유지하는 방식의 트럼프식 장사꾼 정치로 인한 폐해는 심대하다. 민주주의와는 동떨어진 철저한 톱다운(Top-down)방식의 의사결정이 남긴 부작용도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세계와의 동맹과 조약 관계도 장사꾼의 셈법으로 해석하고 접근해 갑질을 서슴지 않은 트럼프의 외교정책도 지구촌의 두통거리였던 게 사실이다.
바이든 대통령 시대의 개막은 한마디로 ‘미국정치의 정상궤도 회복’을 기대하게 한다. 조 바이든 당선자의 승리 선언 연설의 핵심 메시지도 이 같은 목표를 뚜렷하게 드러낸다. 바이든은 연설 앞부분에서 “우리가 전 세계에서 다시 존경받는 국가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확약해 트럼프의 가차 없는 ‘미국 우선주의’에 시달려온 세계에 청신호를 보냈다. 특히 “미국은 단순히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모범을 보임으로써 세계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한 부분은 감동적이다.
바이든이 연설에서 “나라를 분열이 아닌 단합시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한 대목은 우리의 특별한 기억을 소환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언행은 물론 국가정책까지도 ‘국민 모두’가 아닌 ‘지지층’에 초점이 맞춰졌다. 온 나라가 이념과 세대, 빈부로 갈려 서로 대립하는 나라가 됐다. 바이든 당선인의 ‘화합’ 메시지에서 영감을 받아야 한다. 우리도 극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예측 가능한 정치’로 국민의 평화로운 삶을 보장하는 선진정치로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