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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 윤석열 총장 말에 더 공감하는 이유

등록일 2020-11-04 19:29 게재일 2020-11-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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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불협화음이 갈수록 태산이다. 윤 총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작심 발언을 펼친 이후 ‘마이웨이’를 시작한 모습이고 추 장관은 윤 총장을 콕 집어 저격했다. 양보 없는 한판 정면승부가 시작된 가운데 두 사람 다 ‘검찰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일단 추 장관의 남용에 가까운 권력 행태에 맞서는 윤 총장의 ‘검찰독립’ 소신에 공감이 더 간다. 추 장관의 ‘말 따로 행동 따로’ 행태의 불공정 사례는 차고 넘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전고검·지검을 방문한 데 이어 3일에도 지방 나들이를 했다. 이날 윤 총장은 신임 부장검사들을 대상으로 강연하기 위해 충북 진천에 있는 법무연수원을 찾았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추 장관은 법무부 공식 알림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대놓고 비난했다. 그러나 검찰 내부의 반응은 차갑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장관이 왜 계속 남 탓만 하며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하고 “법무부라는 공적 자원을 왜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적으로 이용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윤 총장은 이날 강의에서 “검찰 개혁은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검찰을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어디로 보아도 그른 말이 아니다.

정치적 음모의 소산이 분명한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을 빌미로 한동훈 검사장을 즉각 업무에서 배제한 추 장관이 독직 폭행으로 소란을 일으킨 정진웅 부장검사를 차장으로 승진시켰다. 나아가 정식 기소가 됐는데도 업무배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검찰 공무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언행을 지속하는 진혜원 검사는 서울로 발령내주고, 계속되는 하극상 소란에도 그렇게 좋아하는 감찰 지시조차 내리지 않고 있다. 아무리 보아도 검찰을 망치고 있는 건 원칙론으로 검찰독립을 천명하는 윤 총장보다 정치 권력을 휘둘러 ‘선택적 정의’를 무기로 분열 책동에 혈안이 된 추 장관이다. 우리는 지금 ‘적반하장’의 극치를 목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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