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펀드 사기, ‘성역 없는 수사’로 법치국가 입증을

등록일 2020-10-11 20:07 게재일 2020-10-12 19면
스크랩버튼
여당 정치인들로부터 온갖 멸시를 다 당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모처럼 입을 열었다. 윤 총장은 “옵티머스 정·관계 로비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중앙지검에 지시했다. 권력형 ‘펀드 사기’ 사건으로 통하는 옵티머스 사건은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등이 투자자들로부터 무려 1조 원대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과 비상장 업체 등에 투자해 손실을 입힌 사건이다. 검찰은 ‘성역 없는 수사’로 이 나라에 법치가 살아있음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심각한 것은 옵티머스 수사팀이 정관계 로비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과 자료를 오래전 확보하고도 수사를 뭉갰다는 의혹이다. 검찰이 확보한 문건에는 청와대(5명) 국회의원(5명) 민주당(3명) 기재부·국토부·국세청 고위 관계자 등 연결된 정·관계 인사 20여 명의 실명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1조 원 이상의 투자자 손실을 낸 ‘라임 사태’를 일으킨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관련 재판 증인으로 출석, 지난해 7월 금감원 조사 무마를 목적으로 “회사 임원 이모 씨를 통해 강기정(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천만 원이 담긴 쇼핑백을 건넸다”고 진술해 난리가 났다. 강 전 수석은 “허위 주장”이라고 펄쩍 뛰고 있다.

라임 사태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민주당 지역위원장이던 이상호 씨가 라임 측으로부터 8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고, 기동민 의원 등 민주당 전·현직 의원 3명이 최근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았다. 정권 실력자들이 펀드 사기꾼들의 뒤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는 중이다. 민주당과 깊은 관계가 있는 옵티머스 설립자 이혁진 전 대표는 70억 원이 넘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던 중에 출국하는 일도 있었다.

굳이 검찰총장의 지시가 아니더라도 검찰은 철저한 수사로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야 할 것이다.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는 행태야말로 본질적으로 바뀌어야 할 검찰개혁의 과제다. 검찰을 향해 쏟아지는 “수사팀이 아니라 연루된 권력자들의 변호사사무실 아니냐”는 모욕에 언제까지 귀 막고 있을 참인가. 그래도 아직은 이 나라에 법이 살아있다는 증거를 검찰은 확실하게 보여주길 바란다.

노병철의 요지경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