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불심검문’이 대명천지, 2020년의 광화문 네거리에서 자행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수영 의원도 “2020년 10월 3일 개천절의 광화문. 닫힌 광장에 어른거리는 독재의 그림자”라고 표현했다. 박대출 의원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광화문에만 가나?”라고 물었다. 재야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코로나 긴급조치. 재인산성으로 변한 광화문”이라며 “(그리스 화가)데 키리코의 형이상학적 회화를 보는 듯”이라고 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도 “방역 독재의 광기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도대체 뭐가 그리 두려운가”라고 반문했다. 이제 이 나라에서 정권비판만 나오면 코로나19 이야기를 앞세우는 일이 일상화됐다. 언론도 집회와 관련된 반정부 비판은 단 한 마디도 전달하지 않는다. 오직 ‘집회가 타당하냐, 아니냐’에만 초점을 모아 떠들다가 만다. 야권의 대응도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집회의 목적을 망각한 채 권력이 쳐 놓은 ‘방역 프레임’ 그물에 스스로 갇혀 들어간다.
‘방역’ 프레임에 갇혀 있는 한 여론의 지지를 확보하기는 어렵다. 생명안전과 보건에 대한 본능은 모든 정치적 이슈를 우선한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헌법이 규정한 국민기본권이다. 상황이 이럴수록 현 정권에 대한 합리적 비판과 건강한 대안을 내놓는 일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코로나19는 막아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를 막는다고 반헌법적 조치가 모두 용납돼서는 안 된다. 방역과 국민기본권 모두를 지켜낼 방안이 함께 추구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