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세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비대면 언택트(Untact) 문화가 지금 우리시대를 주도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하더니 요즘 우리 사회는 모든 길이 언택트로 통한다. 가급적 사람을 만나지 않고 볼일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이 최상이다. 집콕이나 재택근무가 오히려 권장되고 있는 세상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며, 식사 중에는 가급적 대화를 삼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전시나 공연은 온라인으로 즐겨야하고 직접대면 회의는 화상으로 대체된다. 이러다가는 정녕 사람 만날 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사람은 본래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사람을 사회적 동물이라 했다. 그런데 요즘 우리사회는 모든 대면행위가 통제되고 비대면이 마치 선(善)인양 대접 받는다.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추석에는 언택트 문화가 우리의 명절 관습마저 바꿀 것 같다. 코로나 유행을 걱정한 정부는 “우리 조상도 역병이 돌 때는 제사를 모시지 않았다”며 이번 명절에는 가급적 이동을 말라고 조른다. 성묘는 온라인으로 하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는 마음의 정성으로 대신하란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이번 추석에는 평년보다 30% 정도의 교통량 감소를 예측했다. 그만큼 고향을 찾는 자녀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부모인들 역병이 창궐한다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고향에 오길 바라지는 않는다.
하지만 코로나19 창궐로 만들어진 언택트 문화가 가족의 만남을 막고 명절 분위기를 삭막하게 하니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악마 같은 코로나가 빨리 지구를 떠나 내년 명절에는 가족이 한자리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웠으면 좋겠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