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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 아들 논란, ‘늑장 수사’가 화 키워

등록일 2020-09-03 18:33 게재일 2020-09-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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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복무시절 ‘황제 휴가’에 대한 정치권 논란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2017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추 장관의 보좌관이 서 씨 군부대에 직접 전화해 휴가 연장을 요청했다고 밝히는 군 관계자 2명의 진술 녹음을 공개했다. 문제는 검찰이 전혀 복잡할 게 없는 수사를 8개월이나 끌고 있다는 대목이다. 가부간 수사 결과를 빨리 발표하고 논란을 끝내야 마땅할 것이다.

서 씨는 육군 카투사 일병이었던 2017년 6월 5일부터 27일까지, 무릎 통증을 이유로 휴가를 10일을 연장하고도 복귀일에 부대에 돌아오지 않았다. 미복귀(탈영)로 처리하려고 하자 상급부대 대위가 찾아와 ‘휴가자로 보고하라’고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신원식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서 씨가 근무했던 카투사 부대의 지원 장교였던 대위는 당시 추 대표 보좌관의 전화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서 씨 측이 제출했다는 진단서류를 포함해 군대에는 아무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니 희한한 노릇이다. 와중에,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동부지검이 추 의원 보좌관이 병가 연장을 요청했다는 부대 관계자의 진술이 없었다고 밝혀 의혹을 키우고 있다. 누군가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실에 따르면 서 씨는 21개월간 근무하며 연가 28일과 특별휴가 11일, 행정처리가 누락된 19일을 더해 무려 58일간 휴가를 썼다. ‘황제 휴가’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공정과 정의를 다루는 장관이 이런 논란에 휩싸인 것 자체가 안타까운 일”이라고 우려했다.

병역 문제는 대학입시 문제와 함께 국민 여론을 좌우하는 최대 이슈다. 고관대작의 아들들이 군 복무를 노골적으로 회피하거나, 엉터리 복무로 때우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도 그런 일이 있다면 큰일 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파행이 잦은 국회의 불씨 중의 하나인 이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기 위해서는 이제 검찰이 나서야 한다. 수사는 다 해 놓고 수사진 바꿔치기해가면서 권력 눈치 보는 인상을 주는 행태는 나라는 물론 정권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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