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여파… 신천지 악몽 재현<br/>동성로는 시민들 발길 끊겨 휑해<br/>상인들 “지옥… 감당하기 어려워”
“올 한 해가 지옥과도 같습니다.”
끝없는 터널처럼 펼쳐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구지역 소상공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올초 신천지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소상공인들은 최근 급격히 진행된 수도권발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더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는 매우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부터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탓도 있지만, 평소 같았으면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동성로 거리는 을씨년스러울 만큼 텅텅 비어있었다.
이곳 주변에서 만난 상인들은 이같은 현상이 최근 며칠 새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천지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진정세를 보인 지난 6∼7월에는 동성로 상권이 급격히 되살아나며 코로나19 이전의 분위기를 되찾았으나,수도권발 재유행으로 시민들이 또다시 집밖을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윤모(46)씨는 “긴급생계지원금이 풀린 이후 서서히 사람들이 다시 식당을 찾으며 예년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회복되는 듯 보였는데 최근 수도권 확산세로 손님의 발길이 다시 뚝 끊어졌다”며 “대구시민들은 신천지 사태로 더욱 큰 고통을 겪어봐서 공포심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옷가게 사장 최모(33·여)씨는 “이런 상황이 한 달만 지속되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지도 모르겠다”며 “주변 가게 중에서 이미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은 곳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동성로에서 ‘임대문의’문구를 붙여놓은 상가들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임대문의’를 붙여놓진 않았지만 가게 문을 열지 않은 곳도 적지 않았다.
수성구에 거주하는 김대석(58)씨는 “대구시민들이 큰 트라우마를 겪어 외부출입을 더욱 조심하는 것 같다. 제발 가지말라는 곳은 가지말고, 모이지 말라는 곳은 모이지 말아줬으면 한다”며 “생계지원금 10만원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힘든 사람들이 실제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대구시에서 확인하고, 이겨나갈 수 있게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