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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불단행(禍不單行)

등록일 2020-08-20 19:06 게재일 2020-08-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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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은 본래 “쓸데없는 참견”이란 뜻으로 사용됐다. 눈 내린 곳에 서리가 더 내려봐야 별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이것이 세월이 흘러 “환란이 거듭된다”는 말로 바뀌게 된다.

설상가상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 말을 찾아보면 여러 개 있다. “앓는 중에 또 다른 병이 생긴다”는 병상첨병(病上添病)과 “앞문에서 호랑이를 막고 있으니 뒷문으로 이리가 들어온다”는 전호후랑(前虎後狼)이란 사자성어도 있다.

우리 말 속담에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말과 “갈수록 태산”, “산 넘어 산”, “하품에 딸꾹질” 등이 같은 뜻이다. 또 “재수 없는 놈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도 있다. 일본에서는 “밟혔다가 차였다” 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설상가상에 반대되는 말로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있다. 이때 금은 비단 금(錦)자를 쓴다. 비단은 예나 지금이나 귀한 물건인데 그 위에 꽃을 수놓았으니 좋은 일이 겹친다는 뜻이다.

요즘 우리나라가 겪는 상황을 보면 설상가상이란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긴 장마와 500mm의 집중 호우로 전국 곳곳이 물에 잠겨 아직 생채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가운데 폭염이 덮치더니 이번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지난 2월 발생한 코로나19로 이미 우리나라는 큰 쇼크를 입은 마당이라 마치 “솥뚜껑 보고 놀란 가슴처럼” 두려움이 앞선다.

그도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에 집중돼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다.

옛말에 “복은 겹쳐 오지 않고 화는 홀로 오지 않는다”(禍不單行)고 했다. 이 말의 뜻은 “재앙이 또 다른 재앙을 부를 수 있으니 매사에 조심하라”는 것이다. 국가적 위기다. 정부와 국민 모두 엄중함이 절실한 때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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