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는 최근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정한 멸종위기(EN) 보호종 왕관 해마(Hippocampus coronatus)를 울릉도 통구미 연안에서 확인, 촬영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대장 김윤배) 수중조사팀에 의해 울릉도 통구미 연안에서 서식이 확인된 왕관 해마는 그동안 부산, 여수 등 남해안 잘피밭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 매우 드물게 서식이 확인되었지만, 울릉도에서도 서식이 확인됐다.
울릉도에서는 점해마의 출현은 보고됐지만 왕관 해마는 처음이다. 왕관 해마는 머리 위에 있는 돌기 부가 왕관 모양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마는 생김새가 말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고래와 같은 해양포유류가 아닌 아가미와 부레를 가진 살고기과에 속하는 경골어류로, 열대 및 아열대 환경에서 주로 서식한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서는 멸종위기(EN), 취약(VN) 또는 정보부족종(DD) 등으로 해마의 자원상태를 평가하고 있는 어류로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생태계 보존을 위한 깃대종(flagship species)으로 활용하고 있다. 해마의 생태적 특성은 경골어류로는 특이하게 암컷이 아닌 수컷의 복부 보육낭에서 알을 관리하다가 새끼를 낳는다.
세계적으로 약 46종의 해마가 분류돼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가시해마, 복해마, 산호 해마, 점해마, 왕관 해마, 해마, 신도 해마 등 7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일부 종은 형태학적 기록이 보고되지 않아 재검토가 필요한 실정이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점해마, 가시해마, 복해마 등 3종의 해마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지만, 왕관 해마의 경우 서식지 특성 및 생태 정보가 부족해 이번 울릉도 서식 확인을 계기로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는 가을에 개최되는 한국해양학회 학술대회에 울릉도 왕관해마 출현에 관한 세부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울릉도 지역 및 한국수중과학회 등 국내 수중조사 전문가들과 함께 왕관 해마를 비롯한 울릉도 및 독도 연안의 특이 해양생물상 조사 및 모니터링에 보다 역점을 둘 계획이다.
이번 울릉도 왕관 해마 서식확인은 울릉도·독도해양보호생물에 대한 관심은 물론, 왕관 해마를 주제로 한 다양한 스토리텔링 소재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왕관해마 서식이 확인된 울릉도 서면 지역은 울릉도의 옛 고대국가였던 해상왕국 우산국을 중심지역으로 알려진 지역으로서, 우산국의 전성기를 이끈 우해왕의 역사 소재와도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윤배 대장은 “열대 및 아열대 어류인 왕관 해마의 울릉도 서식 확인은 울릉도·독도해역의 최근 급속한 아열대화 진행과 관련이 고려된다"며"울릉도·독도 해양생태계 가치 재조명과 함께 해양생태계 변화상 관찰 및 보존을 위해 국내 전문가들과 협력해 최선을 다하겠다.” 고 밝혔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2014년 동해안 최초로 울릉도 주변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고 울릉도 주변에는 현포항 내의 해양보호생물인 잘피(거머리말류) 군락 주변에 점해마 등 다양한 해양보호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울릉군은 2019년에 ‘울릉군 해양보호구역 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 울릉도 해양보호구역 관리 활성화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울릉군은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해양생태관을 리모델링, 2021년 하반기 운영착수 예정인 울릉도 해양보호구역 방문자센터를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에 위탁할 예정에 있다.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는 2005년 일본 시마네현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에 대응 경상북도의 독도 지키기 대책사업 목적으로 경북도와 울릉군이 2013년 울릉도에 설립한 기지로, 2014년부터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위탁 운영을 맡고 경북도와 울릉군이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울릉도·독도 해양환경변화 및 해양생태계 보전 연구, 울릉도·독도유용수산자원 육성 및 고부가가치 해양수산업 육성, 해양영토교육프로그램 운영, 국내 독도 연구조사 지원 및 관리를 위한 독도특수목적입도객지원센터 운영 업무 등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