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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도주’ 확진자… 관리 느슨해졌나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0-08-18 20:39 게재일 2020-08-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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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조사 때부터 비협조적이던 포항 40대 코로나 확진자
병원 인계 전 도망가 경찰에 침 뱉는 등 난동 부리다 붙잡혀
시민 “지역사회 n차 감염 불안감 비해 방역망 허술” 지적
포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여성이 병원 입원을 피하기 위해 보건당국을 따돌리고 도망치다 붙잡힌 일이 발생한 가운데, 이를 두고 보건당국이 방역망 관리를 느슨하게 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코로나19의 지역 대규모 확산도 우려되고 있는 만큼 방역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죄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포항북구보건소 등에 따르면 A씨(47·여)는 지난 17일 오전 9시께 코로나19 검사결과 양성 판정을 받으며 코로나19 환자로 분류됐다. 이후 보건소는 A씨에게 해당 사실을 전화로 알리고 동선 파악 등 역학조사를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나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다. 검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며 진술을 거부했다.

이에 보건소는 A씨를 자가격리하게 하고, 이날 오전 11시께 보건소를 방문한 A씨의 남편과 자녀 등 가족 5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를 마친 가족들은 자차를 타고 낮 12시 10분께 포항시 북구 대신동에 있는 집에 도착했다. 이후 5분 뒤에 포항북구보건소 관계자들도 A씨를 병원으로 인계하기 위해 그의 집에 도착했다.

그러나 앞서 A씨는 보건당국이 도착하기 전에 남편의 팔을 물어뜯고 현장에서 도주한 상황이었다. 이후 보건당국은 112에 신고하며 A씨의 수색에 대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A씨가 휴대전화를 두고 사라지면서 수사의 난항을 겪었지만,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사건 발생 4시간 만에 북구 덕수공원 충혼탑 인근에서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이 A씨를 체포하려고 하자 그는 “같이 죽자”며 침을 뱉는 등 난동을 부렸다. 그로 인해 밀접 접촉을 한 경찰관 3명은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포항시민 김모(28)씨는 “A씨가 치료에 협조적이지 않았으면, 방역 당국이 그에 대해서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고 예의주시하고 있었어야 한다”며 “A씨가 사라진 4시간 동안에 누구와 접촉했는지 어떻게 파악하냐, 만일 A씨의 도주로 인해 n차 감염이 발생하면 확진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경찰도 보건당국의 미온적 태도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포항북부경찰서 관계자는 “보건 당국은 연락한 지 30분이 넘도록 도착하지 않았다. 서에 도착했을 때 방호복도 착용하지 않고 마스크와 장갑만 착용하고 왔다”며 “코로나 확진자를 관리하는 주무부서에서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에 관련해 포항북구보건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포항북구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 직원이 방호복을 착용해야 하는 의무는 없다. 직원들은 확진자의 동향 파악만 한다”며 “포항시와 계약된 네오메딕 직원들만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이송의 책임을 진다”고 해명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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