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대의 취업난 풍경을 잘 반영한 것 중 하나가 취업 준비생이 만든 신조어다. 그 말 속에는 취업을 제때 못한 젊은이의 애절한 심정이 담겨져 있을 뿐 아니라 취업 세태도 반영하고 있다.
촌철살인이 따로 없다. 취준생의 표현에는 구구절절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움이 녹아 있다.
코로나 사태가 젊은이의 취업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2020년 현재 10%를 넘었다. 2000년대 들면서 청년취업난은 거의 만성화 수준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 5월 중 우리나라 실업률은 20년 이래 최고다. 실업자 수도 127만 명에 달해 역대 최고다. 이대로 가면 우리경제가 제대로 돌아갈지 걱정이다.
젊은이가 부모세대에 얹혀사는 것을 두고 캥거루족이라 한다. 비슷한 빨대족이라는 신조어도 있다. 30세가 넘어서도 부모한테 의존해 사는 세대를 이르는 말이다. 금수저는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취업 걱정을 안 해도 되는 젊은이다. 반대로 흙수저가 있다.
취직이 안 돼 연애와 결혼, 출산을 아예 포기한 세대를 N포세대라 한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의 이태백도 있다. 인구론은 인문대 출신 졸업생의 90%는 논다는 뜻이다.
취직이 어렵자 대한민국을 지옥과 비교해 헬조선이라 부르기도 했다. 한 때 취업 3종 세트가 유행했다. 학벌과 학점, 토익점수만 잘 받으면 취업이 되던 시절 나온 유행어다. 그러나 이것도 지금은 자격증, 어학연수 등이 추가돼 취업 9종 세트로 바뀌었다.
호모사피엔스에 스펙을 붙여 호모스펙타쿠스라는 말도 등장했다. 스펙이 중시되는 취업 현실을 표현한 말이다. 지금의 실업률을 놓고 보면 취업을 위한 정부 그간 대책은 매번 헛발질했다. 젊은이를 실업의 공포에서 해방시킬 묘안은 없을까 안타깝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