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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노미네이션

등록일 2019-03-27 20:28 게재일 2019-03-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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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노미네이션은 한 나라에서 통용되는 모든 지폐나 동전에 대해 실질가치는 그대로 두고 액면을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변경하는 조치를 말한다. 이는 인플레이션, 경제규모의 확대 등으로 거래가격이 높아짐에 따라 숫자의 자릿수가 늘어나면서 계산상의 불편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다. 예를 들면, 100원을 1원으로 하는 것이다.

리디노미네이션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진전에 따라 경제량을 화폐적으로 표현하는 숫자가 많아서 초래되는 국민들의 계산, 회계 기장, 또는 지급상의 불편을 해소할 목적으로 실시된다. 장점은 국민들의 일상 거래상의 편의 제고 및 회계장부의 기장처리 간편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억제, 자국통화의 대외적 위상제고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단점도 있다. 화폐단위 변경으로 인한 불안정과 새로운 화폐의 제조에 따른 화폐제조비용, 신·구 화폐의 교환 및 컴퓨터 시스템 등의 교환 등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이론적으로는 소득이나 물가 등에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체감지수의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물가변동 등 실질변수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 물가는 전쟁 전의 1.3조 배여서 담배 한 갑 사는 데 보스턴백 가득히 돈을 담아가야 했다. 그래서 0을 12개(1조) 떼어 내 구마르크를 신마르크로 개명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헝가리는 구화폐에서 0을 30개나 떼내야 했다. 이것이 세계 최고기록이다. 그 다음은 1922년 제정러시아가 4년에 걸쳐 3번의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는데, 5억 구루블이 1신루블로 낙착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53년 2월 및 1962년 6월 신·구 화폐의 환가비율을 각기 100 대 1과 10 대 1로 리디노미네이션한 사례가 있다. 원이 환으로 바뀔 때(1953년), 환이 다시 원이 될 때(1962년) 0이 각각 2개와 1개가 떨어져 나갔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리디노미네이션을 논의할 때가 됐다는 입장을 밝혀 3번째 리디노미네이션이 시행될 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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