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당대회 이모저모
전당대회가 열린 경기도 고양 킨텍스 주변은 당 대표 후보 3명과 최고위원 후보 8명, 청년최고위원 후보 4명을 지지하는 당원들이 장외 응원전을 펼치며 일찌감치 후끈 달아올랐다. 행사장 전면엔 붉은 바탕에 흰 글씨로 ‘다함께 미래로’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걸렸고, 행사장 외곽 곳곳에는 빨간색 원형·막대 풍선과 후보자들의 캐리커처 인형들이 나부꼈다. 플래카드를 든 지지자들은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외치며 후보지지를 호소했다.
◇ 2년 반만의 대규모 전당대회
한국당이 수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장소에서 전당대회를 연 것은 이정현 대표가 선출된 2016년 8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전대 이후 2년반만이다. 킨텍스는 약 8천1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홍준표 전 대표가 선출된 직전 전대는 대선 패배와 지지율 하락 등을 의식해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단촐하게 치러졌다.
이날 전대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27∼28일)과 날짜가 겹쳐 한때 연기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들이 있었지만, 한국당은 당내 최대 축제를 외부행사를 이유로 연기하지는 않겠다며 원래 일정을 고수했다.
◇ 당 대표 후보들, 마지막 유세에 총력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황교안·오세훈·김진태 (기호순)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행사 시작에 앞서 킨텍스에 도착해 당원들의 한표를 호소했다.
흰 셔츠에 빨간 넥타이를 맨 황 후보는 정오를 조금 넘겨 킨텍스를 찾아 주변을 돌며 지지자들과 인사했다. 황 후보 옆에는 빨간색 글씨로 ‘황교안’이라고 쓰인 하얀색 후드티를 입은 20대 선거원들이 대거 따라다니며 응원전을 펼쳤다.
이들은 ‘당 대표는 황교안’‘센터는 황교안’ 등 피켓을 들고 지나가던 당원들에게 지지를 부탁했고, 이 중 5명은 브레이크 댄스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은 하얀색 후드티에 빨간 카우보이 모자를 쓴 채 일찌감치 행사장으로 향하는 입구에서 ‘행동하는 우파’라고 적힌 김 후보 피켓을 바닥에 깔고 세과시에 나섰다. 김 후보는 오후 1시께 도착해 당원들에게 마지막 호소를 했고, 지지자들은 ‘김진태 당 대표’를 연신 외쳤다. 반면, 오세훈 후보 지지자들은 일찍부터 행사장 내부 앞자리를 맡아 유세전을 펼쳤다.
◇ 5·18 망언 비판… 민주노총 기습시위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에서 한국당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려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27일 오후 1시께 한국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 입구에서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5·18 시국회의 100여명은 전당대회 후보들의 ‘5·18 폄훼 소동’과 ‘탄핵 부정’ 발언을 규탄하며 행사장 건물로 진입해 기습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한국당을 해체하라”고 외쳤고, ‘친일파+태극기 종합극우세트’, ‘지금까지 이런 괴물은 없었다’, ‘탄핵 촛불 부정하는 황교안이 박근혜다’는 피켓을 들기도 했다.
전당대회 참석을 위해 행사장을 찾은 당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들의 기습시위에 맞서 “빨갱이를 해체하라”고 외치며 맞불 구호를 외쳤다. 일부 당원들은 확성기를 들고 “민주노총은 해체하라”고 외치며 집회를 여는 이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장내에 대규모 혼란이 초래돼 한국당 전당대회에 참가자들의 입장이 지연되면서 행사도 지연됐다.
경찰은 집회에 참석한 5·18 시국회의와 민주노총 등 100명 중 일부를 한국당 전당대회 개최를 방해한 혐의로 체포했다. 연행된 인원은 약 60명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은 인근 지역 경찰서 3∼4곳으로 나뉘어 옮겨져 조사를 받았다.
또 경찰의 연행에 항의하는 이들과 자유한국당 지지자이자 반대성향 단체 회원들 간에 고함이 뒤엉켜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한편, 경찰은 만일에 대비해 현장에 경비병력 약 400명을 배치했으며, 경찰에 의해 이들의 집회는 오후 2시 30분 경 강제 해산됐다. /김진호·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