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IT(정보통신) 강국이라는 영광도 있으나 이면은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어두운 부분도 숨겨져 있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리사회 곳곳에서 불거지고 이런 사회 병리적 현상에 대한 처방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급속히 늘면서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 단절과 휴대폰 사용을 둘러싼 충돌 등 적잖은 가정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하루 3시간, 20대에서는 4시간 10분 가량으로 밝혀졌다. 초등학생의 휴대폰 보급률(피처폰 포함)이 80%에 이르고, 중고교생의 보급률은 거의 100%에 육박하고 있다. 사실상 스마트폰 자체는 우리의 생활필수품이 됐다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작용을 얼마나 줄이고 잘 사용하느냐가 우리 시대의 과제라 할 수 있겠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우울증일 확률이 높다는 결과도 나와 있다. 사용 자세에 따라 목 디스크를 유발하기도 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한국인의 스마트폰 중독률을 인터넷 중독률(7.7%)보다 높은 8.4%라고 밝힌 바 있다. 젊은 층일수록 높아 이 문제는 앞으로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건너다 사고가 날뻔 한 일을 경험했다거나 밥 먹는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보다가 엄마로부터 스마트폰을 압수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스마트폰 압수에 침묵 시위하는 자녀와의 전쟁을 벌이는 부모도 또한 많다. 그러나 이 모두 뾰족한 대책은 없다.
영국의 한 식당에서 노폰 존을 운영해 이목을 끌고 있다. 식당측은 고객이 휴대폰을 쓰지 않기로 하고 테이블 위에 놓인 바구니에 휴대폰을 넣어두면 어린이 메뉴는 공짜로 제공한다. 식당측은 “휴대폰 때문에 귀중한 가족의 식사시간이 망가지는 것을 막아보자는 뜻”이라 설명했다.
24시간 스마트폰으로 지내는 현대인에게 자칫 부족해지기 쉬운 가족 간 대화시간을 마련코자 한 식당측의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족 간 대화 부족에 대한 경종(警鐘)의 의미로 들린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