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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도시 영천

등록일 2018-11-12 20:40 게재일 2018-11-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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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을 별의 도시라 한다. 전국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맑은 날이 연중 150일 이상이어서 별을 관측하기에 매우 좋다고 한다. 별을 관측하고 연구하는 보현산 천문대가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만 보아도 별을 관측하기 좋은 곳임을 짐작할 수 있다.

보현산 정상에 세워진 천문대는 1996년에 완성됐다. 동양 최대 구경(1.8m)의 반사망원경을 자랑하고 있다. 우주를 구성하는 은하세계에 대한 관측과 연구가 진행되면서 호기심 많은 학생의 체험 관광 장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보현산 천문대가 세워지면서 영천은 별이 도시의 브랜드가 됐다. 영천에서 생산되는 포도의 이름도 별빛포도라 부른다. 보현산 남쪽 입구에 자리한 마을의 이름은 별빛마을이다. 별별 미술마을도 있다. 천문과학 축제가 열리고 천문과학 프로그램과 함께 하는 별빛 나이트 투어도 해마다 개최된다.

영천은 경상북도 남동부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다. 경부고속도로가 영천의 남쪽을 지나간다. 대구에서 이어지는 국도는 영천을 지나 경주로 이어지고, 안동에서 이어지는 국도도 영천과 경주로 연결된다. 인구 10만 명의 작은 소도시지만 편리한 교통으로 사람의 출입이 왕성하다.

고려 말 충신 포은 정몽주의 고향이 영천이다. 포은이 부모상을 당하고 각각 3년의 여묘(廬墓)를 지내자 공양왕이 그의 효행을 칭찬하여 영천 임고면에 유허비를 세웠다.

수년 전 한국 영화계의 스타 신성일이 이곳으로 이사와 한옥을 짓고 살면서 영천은 또한번 세인의 주목을 끌었다. 폐암으로 사망한 영화배우 신성일은 엊그제 장례를 마치고 그가 노후를 보낸 영천 성일가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친지와 동료 등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뒤로 한 채 그의 기억에 영원히 남아 있을 ‘별들의 고향’에 묻혔다.

우연인지 모르나 그는 한국 영화계의 별답게 별의 도시로 귀환했다. 영천시는 그의 업적을 오래 기리기 위해 그가 살던 곳에 신성일 영화기념관을 건립하겠다고 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영화배우로서 남긴 그의 신화가 이 말을 실감케 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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