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햄릿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의 명언이다. 사람들은 매우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 햄릿처럼 이 구절을 잘 왼다.
선택의 문제는 어렵다. 그러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모든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그 책임은 선택한 사람의 몫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햄릿의 선택은 삶과 죽음의 선택이다. 실로 중대한 기로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인생 살면서 선택의 기로에 선다. 결혼의 문제는 신중하고 엄중한 선택의 문제다. 본인의 결정이 가장 중요하지만 가족의 생각을 도외시할 수 없는 것이 또한 결혼의 문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은 혼자서 세상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결혼은 공동체의 출발이기에 혼자보다 여러 사람의 생각이 모여 결정하는 것이 좋다. 그 의논 상대가 가족이면 더욱 좋다. 러시아 속담에는 결혼을 하기에 앞서 세 번을 기도하라고 했다. 전쟁에 나설 때는 한번 기도하고, 바다에 나설 때는 두 번 기도하라면서 결혼은 세 번 하라고 했다. 그만큼 결혼 결정에는 심사숙고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른바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지고 있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이 간다. 통계청이 매년 벌이는 사회인식 조사에서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은 꼭 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20년 전 70%가 넘었던 결혼 필요성에 대한 답변이 2018년 조사에서는 48%로 뚝 떨어졌다. 결혼은 안 해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10명 중 4.8명이라는 뜻이다. 충격적인 의식의 변화다. 물론 경제적 이유나 경력단절에 대한 우려 등 개인적 가치관이 달라진 것이 주된 이유로 보인다. 그러나 결혼의 필요성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마음이 없지 않다. 결혼은 국가나 사회 공동체의 출발점이다. 가까이는 가족의 공동체를 생각해야 하는 본질의 문제이기도 하다.
저출산이 주는 우리사회의 충격파를 떠나 결혼의 문제를 바라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국가가 더 깊이 고민해야 할 일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