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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타내려 친부모 청부살해 음모 어머니와는 살인 예행연습까지 벌여

박순원기자
등록일 2018-10-16 20:49 게재일 2018-10-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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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자들 내부분열로 ‘들통’

보험금을 노리고 친부모 청부살해 음모를 꾸민 보험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15일 보험금을 타기 위해 교통사고로 위장해 부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A씨(34)와 공범이자 어머니인 B씨(63), 또 다른 공범 C씨(43)와 D씨(32)를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6월 22일 울진군에서 A씨의 아버지를 자동차로 치어 살해하려고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또 8월 5일에는 대구 수성구에서 같은 방법으로 공범이자 어머니인 B씨를 살해하려고 했으나, 역시 미수에 그쳤다.

사건이 드러난 것은 공범인 D씨가 신변보호를 요청하면서다. 경찰은 D씨가 “A씨가 어머니를 살해한 뒤, 보험금을 나누기로 했다가 실패하자 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청부살인 공모자들 간의 내분이라고 판단하고 즉시 전담팀을 편성해 수사에 착수했다. 2개월 간의 수사 끝에, 경찰은 피해자들의 아들인 A씨가 인터넷 구직사이트에서 접촉한 D씨에게 교통사고로 위장해 어머니인 B씨를 살해하도록 청부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A씨와 B씨, D씨는 수성구의 도로에서 3번이나 예행연습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아들인 A씨와 어머니 B씨는 “이날이 마지막 이별”이라며 막걸리도 마셨다. 하지만 이날 밤 어머니인 B씨가 연습했던 것과는 다른 차로에 서 있어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또 범행 약 43일 전, A씨가 C씨를 사주해 아버지인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했던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은 “A씨와 C씨가 피해자의 교통사고 이전부터 수차례 연락했고, C씨가 A씨로부터 선수금 95만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가정불화와 함께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어머니인 B씨와 논의 끝에 교통사고로 위장해 아버지를 살해하고 보험금을 타내기로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B씨는 아들인 A씨와 함께 모의한 범죄가 실패하자 “차라리 나를 죽이고 보험금을 받으라”고 권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암 투병을 한 전 아내의 치료비 등으로 2억7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A씨는 이번 달에 다른 여성과 재혼할 계획이었으며, A씨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각각 2억5천만원과 6억5천만원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돼 있었다.

한편 A씨는 공범 C씨와 D씨를 인터넷 구직사이트에서 만났다. 경찰은 아들인 A씨와 어머니인 B씨, 공범인 C씨를 존속살해미수 등의 혐의로 대구지방검찰청에 송치했고 또 다른 공범인 D씨는 불구속으로 형사입건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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