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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반시

등록일 2018-10-10 20:47 게재일 2018-10-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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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의 감인 반시는 씨가 없고 모양이 쟁반처럼 납작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 떫은 감을 대표하는 품종 중 상주와 영동 등에 분포하는 곶감용의 길쭉한 모양의 등시와는 다르다.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에 수령 300년의 등시 감나무가 있다면 경북 청도에는 이서면 신촌리에 수령 150년의 반시 효시 감나무가 있다.

반시는 육질이 유연하며 당도가 높고 수분이 많다. 다른 과실에 비해 비타민C가 월등히 많아 노화방지, 피로회복, 감기예방 등에 좋다고 소문이 나있다.

청도에서 생산되는 반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씨없는 감으로 유명하다. 청도 감을 다른 지역으로 가져가 심으면 씨가 생긴다고 한다. 산림청이 그 원인을 조사해 봤더니 청도 감나무는 열매를 맺는 암꽃만 있고 수꽃 감나무가 없어 수정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도지방의 독특한 기후 등도 반시가 생산되는 이유라 했다. 2010년 산림청은 반시를 지리적 특성에 기인해 생산되는 농산물인 ‘지리적 표시제’ 농산물로 공식 등록했다.

감은 예로부터 중국과 일본, 한국 등이 주요 산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중국은 오래된 농업기술서에 기록이 남아 있을만큼 역사가 있으며 생산량도 압도적으로 많다.

청도반시는 조선시대 문인 박호가 평해(울진)군수 재직 시 명나라 사신으로 떠나는 친구에게 부탁해 감나무 가지를 가져 왔던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박호가 고향으로 올 때 토종 감나무의 접수를 무속에 꽂아 청도 감나무에 접목한 것이다. 이곳에서 놀랍게도 씨없는 감이 열렸다고 한다. 이서면 신촌리 어귀에 있는 고목의 감나무가 원조 나무라고 한다.

청도는 산과 물, 인심이 좋은 삼청의 고장이다. 대구 인근의 전원도시로도 명성을 잘 알리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가을만 되면 온통 감빛으로 물들어 가는 고장으로 더 소문 나 있다. 복잡한 도시에서 잠시 벗어나 가을의 색깔과 정취를 제대로 만끽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12일부터 청도지방에는 반시 축제가 열린다. 청도 반시의 맛과 기분을 느껴볼 좋은 기회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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