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행정통계 분석 결과 올 1~8월 실업자 수는 월평균 112만9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만5천명이나 늘었다. 이는 지난 1999년 6월부터 작성한 실업자수 통계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또, 올해 1∼8월 실업급여 지급액(잠정치)은 4조5천14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지급액보다 9천17억원(25.0%) 많았다. 최저임금 인상률(16.4%)을 훨씬 넘어서는 이 수치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래 가장 많은 액수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에 종사했던 이들이 받은 실업급여가 9천705억원으로 1∼8월 실업급여 지급액의 21.5%를 차지했다. 다음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5천471억원(12.1%),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 576억원(11.2%), 도매 및 소매업 4천822억원(10.7%), 건설업 4천639억원(10.3%) 등의 순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1천321만2천명으로서 전년 동월대비 36만1천명이 증가해 지난 2016년 6월 이후 가장 크게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변화를 놓고 정부여당은 ‘고용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견강부회다.
최근 고용보험의 증가 통계는 ‘일자리안정자금’ 수혜 조건인 ‘고용보험 의무가입’ 증가의 결과물일 따름이다. 결국 이태에 걸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의 질’을 높이고 있다는 주장은 상황파악이 제대로 안 된 허언(虛言)이거나, 내막을 빤히 알면서도 내놓는 새빨간 거짓말에 불과하다.
아무리 험악한 비판이 쇄도해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직진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당분간 국민들이 감내하고 극복해야 할 숙명으로 굳어지고 있다. 정말 어쩔 수 없다면, 정부가 설득력이라도 높이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는가. 올 연말을 넘어서서 내년 초에 이르면 달라질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할 명쾌한 과학적 증거가 필요하다. 제발 연일 쏟아지고 있는 절망적 경제통계의 우박 속에서 민초들을 꿋꿋이 살아남게 할 ‘미래희망’을 장만해 제시하길 바란다. 누구든, 반론의 여지가 없는 명쾌한 논리로 이 혼돈의 해피엔딩 설계도를 속 시원히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