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한측에 보내온 ‘송이버섯’선물이 최고의 화제로 떠올랐다. 김 위원장은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송이버섯 2t(시가 18억원 상당)을 선물했다. 송이버섯은 소나무, 눈잣나무, 솔송나무, 가문비나무 등 침엽수 주변에서 채집되며, 우리나라에서는 소나무에서만 자란다. 동의보감에서는 송이를 ‘독이 없으며, 맛이 달고 향이 짙다’ ‘위의 기능을 돕고 식욕을 증진하며 설사를 멎게 하고 기를 더해준다’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송이버섯은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항암작용에 탁월하다. 특히 항암성분인 ‘크리스틴’이 함유돼 있어 위암, 직장암 등의 발생을 억제하는 것을 돕는다. 또한 면역력 증진 및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문 대통령은 북한 송이버섯을 고령자 위주로 선정한 미상봉 이산가족 4천여명에게 500g씩을 전달했다. 이산가족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2세의 우리 어머니!! 문 대통령을 통해 보내 온 김 위원장의 송이버섯 선물을 받았다. 고령자의 맨 꼭지점에 있을 우리 어머니는 북에서 온 선물을 받고 어린아이처럼 기뻐하신다”고 해 화제를 모았다.
북한이 송이버섯을 선물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00년과 2007년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각각 송이버섯을 선물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전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진돗개 두 마리와 60인치 TV 1대 등을 선물했고, 김정일 위원장은 풍산개 두 마리와 자연산 송이로 화답한 데 이어 같은 해 추석 때 특별기편으로 송이버섯 3t을 보냈다. 2007년 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경남 통영 나전칠기로 만든 12장생도 8폭 병풍과 무궁화 문양 다기·접시, 전남 보성 녹차 등을 선물했고, 김정일 위원장은 송이버섯 4t으로 답례했다. 김정일 위원장과 이번에 김 위원장이 보낸 송이버섯은 모두 칠보산 송이버섯으로 알려졌다. 북한 송이버섯이 많은 미상봉 이산가족들의 마음을 촉촉이 적셨다니,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기를 소망한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