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를 들끓게 하고 있는 식중독 사고는 대구·경북도 비켜가지 못했다. 구미시의 대표 식품업체인 B업체의 단체급식 학교 4곳에서 식중독의심증세가 나온데 이어 국내 최대 식품업체인 풀무원 계열사의 초코케이크 급식을 받은 대구와 경북 유치원, 학교에서 식중독 의심환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대구에서는 풀무원에서 제공한 초코케이크를 급식한 초등학교 1곳과 유치원 1곳의 학생 62명이 지난 4일부터 고열, 설사, 복통 등 증세를 호소했다. 이후 추가로 의심 환자가 발생해 8일 저녁 5시 현재까지 대구의 식중독 의심 환자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등 5곳 195명이다. 경북에서도 초등학교, 중학교, 중·고등학교 등 5곳 180명의 학생이 설사 등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였다. 칠곡지역 중학교 1곳과 영천지역 중·고등학교는 의심환자 1명은 입원해 있고 22명은 통원치료를 받았다. 경북도와 도교육청은 풀무원의 초코케이크 급식 제공 사실을 확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풀무원의 식자재 유통종합서비스 계열사인 풀무원푸드머스에 대해 유통판매 중지 조처를 내렸다. 식약처는 풀무원푸드머스가 경기도 고양시의 한 업체에서 제조한 케이크 3종을 구매해 납품한 게 식중독 증상을 일으켰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금처럼 매년 전체 업체의 40% 불시 점검만으로는 사고를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식약처가 문제의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빵 위에 올라간 크림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난백액(분리된 달걀흰자)을 댄 회사와 케이크를 만든 회사는 둘 다 식약처에서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은 업체였다는 사실은 충격이다. 급식 사고는 매년 연례행사처럼 끊이지 않고 반복된다. 해마다 평균 38건의 식중독 사고가 발생해 학생 2천500여명이 생사기로에 놓인다. 비위생적인 먹거리가 시중에 나돌고, 해마다 집단 식중독을 일으킨다는 것은 후진국에서나 있음직한 창피스럽기 짝이 없는 사태다. 국민보건을 책임진 당국의 대오각성과 투철한 근절의지는 물론 온 국민들의 주의력 증진이 절실한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