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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대학

등록일 2018-06-07 21:09 게재일 2018-06-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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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한국에서 아시아 1위 또는 세계 1위 대학이 나오는 건 한국의 모든 대학의 꿈이다.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이 하계, 동계에서 모두 나왔고 세계 1위의 기업이 나왔는데 유독 대학은 1위가 왜 될 수 없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주 귀에도 낯선 ‘혁신대학 랭킹’이라는 것이 발표됐다. 그것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로이터라고 하는 회사에서 혁신 대학의 랭킹을 발표했다.

대학의 목적은 무엇일까?

인재를 길러내 우수 졸업생을 배출하여 사회 각계에 공급하는 것이 대학의 목적이라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의 시설, 교수, 학생, 연구력 등 모든 제반 조건들의 최종 목적은 우수 졸업생의 배출이라는 목적으로 수렴된다. 그래서 대학들은 우수 졸업생을 배출하기 위한 조건으로 우수 입학생을 받아들이기 위해 온갖 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의 시설, 재력, 연구력, 명성 등을 총 동원해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그런데 새로운 발상이 등장했다. 대학이 사회적·경제적으로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는 혁신 개념에서 대학의 목적을 바라보는 시각이 신선하게 등장한 것이다.

혁신은 경제적 효과와 사회적 효과로 나눌 수 있을 것이지만 측정이 비교적 쉬운 경제적 효과를 주 기준으로 한다.

영국의 로이터는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와 함께 2016년부터 아시아 최고 혁신대학을 선정하고 있다. 매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첨단 과학 연구를 이끌고 신기술에 대한 개발 성과가 우수하며,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창출하고 성장시키는데 기여도가 높은 대학을 발굴해 순위를 발표한다. 여기서 특허출원, 특허 성공률, 상업화 비율 및 특허의 피인용지수 등이 주요 평가 항목이다. 최근 로이터가 ‘2018년 아시아 최고 혁신대학 75곳’(Reuterksns Top 75: Asia’s Most Innovative Universities)을 선정 발표하면서 카이스트, 도쿄대, 포스텍이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예상하긴 했지만 우리 지역의 포스텍이 아시아 3위에 올랐다는 것은 큰 쾌거라고 생각된다. ‘톱10’ 대학에는 서울대(4위)·성균관대(8위)를 포함, 한국 대학 4곳이 올랐고, 일본 대학도 2위 도쿄대를 비롯해 오사카대(6위)·교토대(7위)·도호쿠대(9위) 등 4곳이 포함됐다.

흥미로운 것은 혁신대학 순위로 보면 일본보다 한국이 우수한 셈이다. 한국은 혁신 잠재력에서 일본보다 앞서고 있다. 잠재력은 특허등록으로 실현된다.

이제 한국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업화의 비율이 높아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의 특허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4위권에 있을 정도로 연구가 활발하고 논문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이 창의적인 기업이 만드는 제품과 같이 상업화의 과제를 안고 있다.

로이터 발표에 따르면 카이스트는 평가 첫해인 2016년 이래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포스텍은 2016년 5위에서 매년 한 단계씩 상승했다.

2018년 아시아 최고 혁신대학 75곳 중 한국대학은 지속적으로 중국, 일본과 함께 20여 개 이상의 대학을 올려놓고 있다. 향후 혁신의 절대값도 중요하지만 상대적인 향상도도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또한 대학의 재정과 관련된 측정도 중요하다. 대학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교육과 연구 운용 자체의 혁신도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 대학의 창업동아리 숫자도 이러한 기준에 포함될 수 있다.

사회적 효과는 계량화하기 힘들다는 여건이지만 그래도 객관적인 계량화에 대한 시도가 꾸준히 있다면 대학의 혁신도가 경제적 뿐만아니라 사회적 효과에 대한 측정이 가능할 것이다.

카이스트, 포스텍의 아시아 혁신대학에서의 쾌거가 한국 대학들의 혁신도를 끌어가는 큰 나침반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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