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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지 같은 선수들… 운이 좋았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8-01-23 21:21 게재일 2018-01-2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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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BR>U-23 챔피언십 4강 진출 신드롬
▲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은 감사하죠. 선수들이 스펀지처럼 전술을 받아들여요. 운이 좋았습니다.”

베트남 축구에 `박항서 신드롬`이 일고 있다. 박항서(5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U-23 축구대표팀은 중국 쿤산 스포츠센터에서 펼쳐지고 있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로는 역대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다.

지난해 9월 베트남 대표팀을 맡으면서 U-23 대표팀까지 총괄하는 박항서 감독은부임 4개월 만에 베트남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면서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베트남 U-23 대표팀이 이번 대회 4강에 진출하자 응우엔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8강 진출에 이어 두 차례나 축전을 보내 축하를 했고, 중국 주재 베트남 대사까지 대표팀 숙소를 찾아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 때문에 베트남 축구팬들은 또 한 번의 기적을 기원하며 23일 예정된 베트남과 카타르의 대회 4강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트남 U-23 대표팀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를 기록, 한국에 이어 조2위로 8강에 오른 뒤 이라크를 승부차기로 꺾고 나서 4강까지 진출했다.

박항서 감독은 22일 연합뉴스 전화통화에서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했다.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에 대해서도 “아직 멀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 제의를 받고 일주일 만에 급하게 결정하면서 베트남 축구 문화에 대해 잘 모른 채 왔다”라며 “하나하나 배워나가면서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첫 작업은 `편견 깨기`였다. 동남아시아 선수들은 당연히 체력이 약할 것이라는 생각부터 버렸다. 선수들을 면밀하게 관찰한 박 감독은 “체격이 작지만절대 체력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순발력과 민첩성이 좋은 장점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결국, 개인기는 나쁘지 않지만 `자기 몸에 맞는 전술`을 찾지 못했던 베트남 축구에 새 옷을 입혔다.

박 감독은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모든 팀이 포백을 선호한다. 포백이 선진 축구의 기본이라는 생각을 해왔다”라며 “대신 스리백 전술을 도입했다. 처음 3-4-3 전술을 들고 나왔을 때 이를 비판하는 언론의 목소리도 컸다”고 돌아봤다.

그는 “선수들도 스리백 전술을 낯설어했지만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라며 “선수들이 전술 수행 능력이 좋다. 감독의 지시를 스펀지처럼 잘 빨아들인다”고 칭찬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21일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와 치른 평가전이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게 박 감독의 설명이다.

박 감독은 “결과는 2-3으로 패했지만 0-2로 끌려가다 2-2 동점을 만들면서 베트남 선수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웠고, 이번 대회에서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큰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다. 매 경기 치르면서 다음 경기를 생각하고 있다”라며 “카타르와 4강전 역시 자신감 있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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