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법정원 “소비자피해 구제 소송 준비” <BR>`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BR>대형마트 “유기농 순면 생리대 찾는 사람 늘어”
깨끗한나라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논란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집단소송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유통업체는 해당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릴리안이 실제 유해한지 정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휘발성 유기화합물 유해 논란
깨끗한나라가 2013년 출시한 생리대 `릴리안`은 지난해부터 소비자들 사이에서 `사용 후 생리양이 줄었다`, `생리통이 심해진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됐다.
특히 `릴리안 사용 후 유산했다`, `염증이 생겼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인터넷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조성됐다.
깨끗한나라는 릴리안이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를 통과한 안전 제품임을 강조하며 지난 18일 한국소비자원에 안전성 테스트를 정식 요청한 상태다. 23일에는 소비자 안심 명목으로 전 제품 환불 정책을 발표했다.
소비자 불안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여성환경연대가 국내 생리대 10종에서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고 이 중에는 휘발성 유기화합물도 있었다고 발표했던 것이 재조명되면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연구에는 릴리안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시장점유율이 10위 안인 모든 생리대가 포함됐다.
◇집단소송 카페 회원 8천500명
피해배상소송을 준비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법무법인 법정원은 지난 21일 `릴리안 생리대 피해자를 위한 집단소송 준비 모임` 카페를 개설하고 “릴리안 제품을 사용한 뒤 신체적 증상과 정신적 고통 등 피해를 본 소비자의 피해 구제를 위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카페 회원 수는 사흘 만에 약 8천500명으로 늘었다. 게시판에는 소송 참여가 가능할지 묻는 회원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여성단체는 릴리안을 철저히 조사하고 일회용 생리대 관리방안을 만들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여성환경연대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릴리안 제조사인 깨끗한나라는 생리대 전 성분을 공개했지만 이는 사용된 원료명으로, 생리대 속 유해물질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 전에 식약처는 일회용 생리대 속 성분 위해성분 건강 영향을 조사하고 관리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면 생리대 문의 증가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은 좀 더 비싸지만 안전한 유기농 순면 생리대를 찾는 움직임도 있다. 생리컵 등 대안 제품에 관심도 많아져 온라인 상에서는 관련 정보 공유 활동이 활발하다.
지역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일회용 생리대 대신 고가의 유기농 순면 생리대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불안감이 가라앉을 때까지는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와 씨유(CU), GS25, 올리브영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23일부터 부작용 논란이 일고 있는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생리대 판매를 일제히 중단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릴리안 생리대에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데다 해당 업체가 공식적으로 환불 방침을 밝혀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