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최근 “인구 고령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내면서 `빈집 쇼크` 현상에 눈길이 갔다.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진행된 일본에서는 벌써부터 빈집문제가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팔리지 않는 빈집 상속은 자식들에게 되레 짐이 된다. 지자체나 공익재단 등에 기부해도 가치가 없다며 거부당하기가 일쑤라는 것이다. 한은의 이번 보고서는 우리도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어 이 같은 빈집 쇼크가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현재 우리도 시골집을 중심으로 빈집이 늘어나는 추세다. 멀지 않아 노후 아파트의 빈집 전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015년 현재 우리나라 빈집 수는 106만호로 20년 전 1995년보다 70만호가 늘었다. 수도권과 5개 광역시를 제외하면 지방의 빈집은 현재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일본의 사례를 몹시 닮고 있다니 걱정이다. 문제는 빈집 증가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이다. 2015년 현재 우리의 주택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어섰다. 주택 수가 가구 수를 앞선 것이다. 그런데도 아파트 건립은 계속 이어지니 어리둥절하기도 하다. 통계에 의하면 30년 후 대구 인구는 지금보다 32만 명이 감소한다고 한다. 대구 동구만한 인구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도시의 공동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빈집 쇼크가 헛말이 아닌 것이 실감나는 시절이 오고 있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