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졸혼이 화제가 된 것은 최근 모 방송프로에 나온 중견탤런트인 백일섭씨가 졸혼을 선언하고 홀로서기를 하는 모습이 방영되면서부터다. 실제로 백일섭은 KBS2 `살림하는 남자들2`에서 결혼 40여년 만에 감행한 졸혼이라는 낯선 경험을 고백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 방송에서 백일섭은 제작진에게 졸혼한 사실을 전하며 “아내와 만난 지 오래됐다. 1년 됐다. 집을 나온 지 16개월 됐다”고 고백했다. 백일섭은 40년 결혼 생활을 접고 졸혼을 선택한 이유로 “같이 살아도 서로 예의를 지키면서 정답게 살면 같이 사는게 좋은데, 그런데 난 성격상으로 처음부터 그렇게 맺어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다시 돌이킬 수가 없었다. 늘 아들한테 `네 엄마한테 잘해라`라고 이야기 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 영향을 받은 것일까. 급기야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연출 이재상·극본 이정선)에서도 졸혼을 선언하는 남편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드라마에서 차규택(강석우 분)이 오복녀(송옥숙 분)에게 졸혼선언을 하고, 충격을 받은 아내가 자궁근종이란 병으로 수술을 받게되는 장면이 그려졌다. 100세 시대가 다가오면서 황혼이혼이 늘어난다는 뉴스에 이어 졸혼이 새로운 풍속도로 등장하고 있다니 입맛이 씁쓸할 뿐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