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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속의 폭력성·위협으로 야기된 두려움 2017년, 이시대 고스트의 정체를 드러내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7-06-13 02:01 게재일 2017-06-1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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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 특별전 `고스트`
▲ 김두진作

대구미술관(관장 최승훈)은 동시대 현대미술의 국제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해외특별전 `고스트(GHOST)`를 13일부터 9월 17일까지 어미홀과 1전시실에서 연다.

`고스트`전은 오늘날 인간을 위협하거나 두렵게 하는 무형의 존재들을 고스트(ghost)로 보고, `영혼과 육체`, `사회 속의 나` 등 2개 섹션으로 나눠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김두진(44), 김진(43), 빌 비올라(66·미국), 안젤라 딘(40·미국), 오다니 모토히코(45·일본), 위안 광밍(52·대만), 이수경(53), 이창원(45), 임민욱(49) 등 국내외 유명 작가 9명을 초청해 회화, 사진, 조각, 영상, 설치 등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첫 번째 섹션 `영혼과 육체`에서는 인간 육체와 대비되는 영적 개념의 `고스트`를 시각화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관 대표작가인 오다니 모토히코,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 및 김두진, 이수경, 안젤라 딘 등의 작품을 통해 죽음, 영혼, 환영과 같은 추상적인 단어들로부터 느낄 수 있는 두려움을 담아낸다.

오다니 모토히코는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관 대표작가다. 출품작 `인페르노 inferno(2017)`는 7m가 넘는 대규모 영상설치 작업으로 관람객이 직접 설치공간에 들어가 공포스런 환영와 음울한 음향을 체험할 수 있다.

작가는 인간을 두렵게 하는 실체 없는 초월적인 존재와 현상들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며 관람객의 신체적 감각을 자극한다. 관람자들은 작품을 통해 초월적 존재의 두려움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된다.

또한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인 빌 비올라의 `연인들(2005)`, `세여인(2008)`도 만나볼 수 있다. 마치 종교화 같은 경건한 감동을 주는 빌 비올라의 작품들은 바쁜 삶을 사는 현대인들이에게 탄생, 고통, 죽음 등 삶의 근원적인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 위안광밍作
▲ 위안광밍作

두 번째 섹션인 `사회 속의 나`는 정치, 자본주의, 인습적 관념 등에서 야기되는 폭력성과 위협으로 야기된 두려움을 `고스트`로 설정한다. 이러한 관점은 최근 들어 예측하거나 인지하기 어려운 사회적 현상과 사건들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위안 광밍, 김진, 김두진, 이창원, 임민욱 등을 만날 수 있다.

이창원은 그림자 작업으로 일본 모리미술관 개인전 등 국내외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장 벽면에 그림자놀이와 같은 이미지로 환상적인 공간을 연출하는 `평행세계(2012)`를 보여준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뉴스사진을 이용해 만든 환영은 시각적 속임수의 위험성과 그림자 뒤 잠재된 현실을 암시한다.

임민욱은 현대사에서 보통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부조리와 무거운 현실을 비디오, 조각, 설치, 아카이브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짜 뉴스를 주제로 한 작품 `온 에어(2017)`를 선보인다. 깃털, 동물 뼈 등으로 만들어진 기괴한 방송국 스튜디오를 재현해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뉴스를 만들어내는 방송국이 되기를 희망한다.

전시를 기획한 강세윤·김나현 큐레이터는 “삶을 위협하는 고스트를 통해 우리의 현재 모습과 심리를 돌아볼 수 있다”며 “무더운 여름, 대구미술관을 방문하면 이 시대의 다양한 고스트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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