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 노동 시간을 자랑하는 한국인들은 밤에도 쉬지 않는다. 심야 시간 즐길 거리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대형 마트도 자정까지 문을 여는 경우도 많고,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 간판은 밤새 거리에 불을 밝힌다.
지난해 유튜브에 올라와 약 17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중인 `외국인이 한국인에 놀라는 7가지`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보면 우리나라의 찜질방, 음주 문화는 외국인이 신기해하는 대표적인 한국 문화 중 하나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다음 날 이른 아침에 출근하는 것은 물론 저렴한 비용으로 넓고 쾌적한 찜질방에서 밤새워 놀 수 있다는 사실은 외국인의 눈에 신기한 풍경일 수 있다.
호모나이트쿠스들은 카페, 편의점, 술집, 노래방을 찾아다니며 시간을 보낸다. 야시장도 빼놓을 수 없다. 여의도 밤 도깨비 야시장, 반포 한강공원 야시장, 동대문 DDP 앞 야시장은 호모나이트쿠스로 북적이는 인기 장소다. 호모나이트쿠스들이 주로 즐기는 활동은 야식이다. 야간 비행편을 이용해 여행을 떠난 후 현지에서 다시 새벽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는 밤 도깨비 여행도 인기다.
이처럼 호모나이트쿠스를 겨냥한 수요가 있으니 편의점·찜질방·헬스장 등 24시간 편의시설이나 야간 교통량이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인이 심야 시간에 여가를 즐기는 이유는 뭘까. 다른 나라보다 더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고 일하는 한국의 교육·노동 문화 때문이란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1인 근로시간은 2천11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길다. OECD 평균 근로시간이 1천766시간임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국민은 1년에 347시간 더 일한다. 늦은 시간에 일과가 끝나는 이들은 여가를 즐길 시간이 충분치 않다. 그러니 더 늦게까지 깨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이 외국인의 눈에는 진풍경으로 보인다니 입맛이 씁쓸하기만 하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