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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는 제발 한 목소리로…

등록일 2017-04-13 00:35 게재일 2017-04-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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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br /><br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의에서 중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북한 문제에 대해 독자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위터 계정에서도 “만약 중국이 돕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들의 도움 없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따라 위험한 루머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미국이 곧 선제공격을 할 것이다” “북한 미사일 격추가 있을 것이다” “전쟁물자가 포항에 도착했다” 심지어는 “김정은이 인도네시아로 망명준비를 한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

주변에 있는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반농담조로 미 대사관에서 전쟁 도피관련 연락이 왔는가 묻기도 하는데, 하여튼 현재 한반도 상황이 엄중한 건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대통령 후보 중 사드를 결사적으로 반대했던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사드를 찬성하는 쪽으로 발언을 바꾸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문 후보는 최근 연설에서 “북한이 계속 핵실험과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했고, 안 후보는 “사드 배치를 찬성한다. 사드 배치 반대의 당론을 바꾸어 달라”고 당 대표에게 요청했으며, 박지원 당 대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를 두고 그동안 일관성 있게 사드 배치를 지지했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이 두 후보를 겨냥해 “사드 배치를 두고 긍정으로 돌아설 듯이 말을 바꾸는 것을 보고,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참 의아스럽다”고 공격했다.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나라 국민의 생명이 걸린 정책을 북한과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그렇게 극렬히 반대해서 중-미의 사드 분쟁에 우리의 입장을 곤혹스럽게 하고선 이제 와서 선거전략으로 찬성 쪽으로 돌아서는가”라고 물으며, “나라 안에서 극렬한 찬반의 국론분열에 이르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이 표심만 노리고 국가대사를 손바닥 뒤엎듯이 말하는 그 분들을 믿고 어떻게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겠느냐”고 반격을 가했다.

작년 7월 국방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대표였던 안철수 후보는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사드 배치를 반대했었다. 문 후보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사드 배치 결정의 재검토와 공론화를 요청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정부의 전격적인 사드 배치 결정은 도대체 왜 이렇게 성급하게 졸속으로 결정을 서두르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국익의 관점에서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결정”이라며 상주를 방문하여 플래카드를 들고 결사 반대했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등 국회의원들은 중국을 방문해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중국에 고개를 숙이고 알현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국가정책과 정반대가 되는 행보였다.

사드 배치는 원점으로 돌아가 재검토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역설했었다.

안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사드 배치 결정은 국민적 합의를 거쳐야 하는 국가적 중요 사안이다. 국회라는 장을 통해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의 합치된 의사를 결집해야 한다”며 “반드시 공론화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공론화 과정에서는 철저히 국익 관점에서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재검토와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문 전 대표와 같은 맥락의 주장을 안 전 대표가 개진한 것이다. 그토록 사드 배치를 반대하던 두 후보가 이제 사드 찬성으로 돌아선 건 순전히 선거전략이고 당리당략이라는 점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에서 매우 염려스럽다.

이렇게 당리당략에 따라 안보문제에 대해 소신이 바뀌는 건 절대로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안보는 우리의 생명을 담보로 한다. 이제 정치인들은 안보문제에 관한 한 반드시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 한 목소리는 개인의 이익이나 당리당략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을 진정 사랑하는 애국에 기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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