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당 체제하에서 5명의 대선후보가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당내에서 예선을 통과한 이들이 5월 9일 결선을 향해 힘차게 출항할 것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대세론을 형성한 듯 하지만 남은 달포의 선거기간에 어떤 풍랑이 있을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현재 1강 1중 다약(多弱)의 선거구도는 후보 등록 후에도 유지될 것인가. 5명의 후보자들은 이번 선거의 승리를 위해 정당이나 후보 간의 합종연횡은 가능할 것인가. 문재인 후보에 대항한 반문 선거 연대는 과연 현실화 될 것인가. 제3지대의 빅 텐트는 가능한 시나리오일까.
우선 보수 정당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 간의 연대문제부터 타진해 보자. 두 후보는 당내경선 과정에서 정당 간의 연대나 연합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현재 이들의 낮은 지지도를 볼 때 연대는 불가피하며, 현실적으로 연대한다 해도 승산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다. 홍준표 후보는 우파와 좌파 후보가 일대일 구도가 되면 우파가 이긴다고 연대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는 자유한국당의 후보가 된들 `초상집 상주` 밖에 되지 않는다고 후보 연대의 절박성을 토로하였다. 유승민 후보 역시 보수 세력의 연대를 강조하지만 핵심 친박이 제거되지 않는 원칙 없는 `연대`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므로 대선전 이들 두 당이 합당하거나 단일후보 옹립은 명분상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 전격적인 연대나 결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번 대선에서 야권 연대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지율 선두인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선거 연대나 연합의 필요성은 인정치 않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역시 경선 초반부터 선거 연대는 없다고 분명히 선언하였다. 안철수 후보는 처음부터 당의 `자강론`을 내세우며 `연대론`을 배척하였다. 그는 선거 초반의 열세를 극복하고 경선 과정에서 `강철수`, `독철수`로 변신하여 온건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있다. 그러나 다자구도 하에서 그의 지지율은 아직도 문재인 후보에 뒤지고 있다. 국민의당이라는 호남 지역당 구도의 한계이다. 그러나 당내외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도 선거 연대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바른정당과 선거 연합을 도모할 경우 호남 유권자들의 반감과 이탈은 없을까. 여기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선택상 딜레마가 내재되어 있다.
김종인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제3지대 빅 텐트는 아직도 유효할 것인가. 그는 친박, 반문 제3지대 형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김종인은 개헌을 고리로 제3연대를 통해 스스로 3년 임기의 대선후보가 되기를 바랐지만 현재로서는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당내 경선이라는 우리 정당 정치 현실에서 제3텐트는 관심을 끌지 못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김종인의 구상은 자신의 독자적인 후보 선언이나 특정 후보를 미는 방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그의 `경제민주화`의 이상은 허공에 사라지고 정치적 노탐(老貪)이라는 비판은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이번 대선 후보의 선거 연대나 연합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 높다. 대선 후보들이 선거 승리를 위해 당 조직을 강화할수록 선거연대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5당은 내년의 총선을 위해서라도 대선 기간을 통한 조직 강화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보수 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선거 연대나 연합은 살아 있는 시나리오일지도 모른다.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하고 보수층 지지자들의 보수 결집의 압력이 강할수록 그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번 선거는 국정안정을 위해 협치(協治)의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선거 연대나 연합보다는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대선은 다당(多當) 구조하의 4~5명 후보가 경쟁을 벌일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