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로 온 국가에 난리가 났다
언론들은 이 사건 보도로 도배를 하고 있고 외신들도 대형뉴스로 내보내고 있다. 해외 교민들은 창피해서 얼굴을 들기 힘들다고 이야기 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 자리 숫자로 떨어져 연일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대통령과 잘 통한다는 이유로 기업들을 협박해 재단을 만들고 재단을 통해 해외로 돈을 빼돌리고,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정부기관 단체장들의 인사권을 좌지우지한 최순실의 모습을 보면 갑질의 최악 막장을 보는 느낌이다.
최씨 뿐만 아니라 언니 등 관련 가족들이 온갖 특혜를 받아 부를 축적하고 횡포를 부렸다니 참담한 심정일 뿐이다.
이런 갑질을 한 최씨도 나쁘지만 이를 허용한 박 대통령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
최씨가 해임을 건의한 공무원을 충분히 조사해 보지도 않고 장관에게 지시를 내려 해임한 사건을 보면서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사실상 이런 갑질은 낯선 모습은 아니다. 자식들의 갑질도 극성을 부린다. 최씨도 최태민이란 목사도 아닌 사이비 목사의 자녀로 자식들의 갑질에 합류한 케이스이다. 우리나라의 성공한 정치인 내지는 기업인들이 자식들로 인해 망신을 당하는 일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전 대한항공 회장 자녀의 항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갑질 사건이 있었다. 음식이 자기 마음에 안든다고 비행기를 돌려서 다시 터미널에 대도록 한 행위로 구속까지 된 사례도 있다.
자식들 때문에 재임 중에 망신당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금수저들의 갑질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1979년 청와대에서 나온 이래 정계에 입문할 때까지 상당 기간을 최태민에게 정신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사이비 영성의 생태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기획작품이 박 대통령이라는 혹평도 하고 있다.
세간에 알려진 최태민의 행적은 사실상 상식을 초월한다. 결혼을 5번 했고 모든 종교를 통합한 영성의 최고자라고 주장하는 등 도무지 상식에서 한참 벗어난 사람이었다. 정치적인 고비 때마다 불거져 나와 정치인 박근혜를 힘들게 했지만 정말 조마조마하게 넘어갔다.
그러나 국민들은 `설마` 하는 의구심을 누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향수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고 박 대통령은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런데 결국 박지만씨 표현처럼 “피보다 더 진한 물”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결국 최순실이라는 한심한 사람 때문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갑질을 돌아볼 때 대학의 갑질도 이에 못지 않았다.
과거 필자가 고교설명회를 다닐 때 서울대는 명성의 덕을 입어 고교설명회를 갖지도 않았고 브로슈어도 만들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학생들이 몰려오는데 왜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대학랭킹을 만드는 언론기관이 서울대를 포스텍보다 하위로 랭크할 때 데이터를 제출하지 않는 갑질을 하기도 했다.
그건 분명히 대학의 갑질이다.
미국의 하버드나 스탠포드 같은 명문대학들도 학생들이 몰려 오기는 마찬가지지만 고교생들을 위한 입시홍보를 열심히 하고 있다. 그것은 갑질보다는 수요자의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충실한 수요자 위주의 사고방식이다.
이제 포스텍, 카이스트 등의 선전으로 서울대도 대학 홍보를 게을리 하지 않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대학이 자기 명성을 앞세워 갑질을 해서는 안된다.
갑질,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번 최순실 사건으로 불거진 우리 사회에 만연한 병폐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갑질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건 우리 모두의 심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