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 내달 데뷔 30주년 공연<BR>“노래가 제 인생을 이끌었어요”
“미리 노래를 준비해서 부른 게 아니라 노래가 제 인생을 견인했습니다”
`바위섬`, `직녀에게`로 대중에게 친숙한 가수 김원중(57)씨는 데뷔 30주년을 맞아 29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1985년 27살의 나이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김 씨는 줄곧 광주에서 활동하며 평화와 오월, 통일을 노래해 왔다.
가수 인생 30년에 대해 그는 “`산도 30년쯤 봐야 산`이라는 김용택의 시가 있듯, 30년이 주는 상징성이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계기가 필요했는데 데뷔 30주년 공연이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문병란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직녀에게`를 부르며 그의 삶은 화려한 방송국이 아닌 거리로 향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광주 충장로에서 거리 공연을 하며 광주의 아픔을 노래하자 전국 곳곳에서 화답하기 시작했다.
전주, 성남, 부산, 대구, 마산 등에서 노래패들이 광주를 찾았고 금남로 추모 거리 공연을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된다.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만의 역사로 한정시키려던 당국의 의도에 맞서 전국화를 염원했던 광주 시민에게는 전국에서 모여든 가수들의 공연이 큰 힘이 됐다.
김 씨는 “당시에는 정말 겁이 없었다. 충장로 뒷골목에서 공연하면 시민들이 몸으로 바리케이드를 쳐서 경찰의 진압을 막아줬다”며 “노래가 나를 거리로 끌어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89년 전교조 해직교사를 위한 공연과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2002년 8월 49일간 49개 도시를 돌며 벌였던 `잘 가라 지역감정`공연은 잊을 수 없다.
북녘 동포를 위한 `빵 만드는 달거리 공연`은 매달 거르지 않고 10년째 펼치고 있다.
김 씨는 향후 계획에 대해 “노래하는 것 말고는 계획이 없다”며 “부르고 싶은 노래가 너무 많다. 통일에서 사회문제도 부르고 싶고 아픈 사람을 위로하는 노래, 진한 연애담도 노래하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광주를 불렀던 그에게 화답이라도 하듯 시민들이 힘을 합해 데뷔 30년 기념공연을 열기로 했다.
김 씨는 “지역 뮤지션의 30년 음악인생을 위해 `판`을 만들어주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그런 의미에서 광주와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며 “이런 공연을 계기로 지역 음악인들이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