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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학 총장의 파격적 실험

등록일 2016-09-08 02:01 게재일 2016-09-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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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br /><br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요즘 포항과 울산은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더욱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40분 정도에 주파가 가능하게 되어 두 산업도시를 거대한 한 개의 도시로 묶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두 도시를 대표하는 포스텍과 울산대 두 대학 총장의 파격적 실험이 시선을 끈다.

포스텍은 올해 개교 30주년을 맞이한 김도연 총장의 파격적 실험이 언론의 포커스를 받고 있다.

김 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창의융합형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의 혁신안은 입시, 교수 임용, 학사 개편 등이 망라되어 있지만 융합형 현실적응용 창조적 인재를 키운다는 큰 그림이 깔려져 있다.

특히 대학이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경제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연구중심`과 함께 `가치창출`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포스텍은 내년부터 신입생 320명 전원을 학과 구분없이 단일계열 무학과로 선발하고, 2학년 진학 때 100% 원하는 전공 선택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학과 구분을 넘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초·응용과학 전공을 융합하고 각 학과의 전공 이기주의를 없앤다는 야심이다.

몇 년전 시작한 창의IT프로그램을 통한 제2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같은 창의적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계획과 괘를 같이 하는 획기적 아이디어이다.

파격은 교수 채용 방안으로도 확대되었다. 향후 4년간 전임 272명 중 150명이 교체되는데 이 중 30%인 50명을 기업체가 원하는 `산학 일체 교수`로 임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학교육대국 미국에서도 실현하지 못한 파격적 선언이다. 박사학위 소지없이 교수가 될 수 있는 환경은 그만큼 큰 모험도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학문을 가르치겠다는 단호한 각오로 들린다.

울산대 오연천 총장의 개혁적 드라이브도 신선한 충격을 준다.

서울대 총장을 역임한 오 총장은 `구태를 벗은 글로벌 대학`이라는 기치를 걸고 다양한 개혁안을 추진하여 울산지역 및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울산대 본관 앞의 공사가 마무리 되었다. 큰 로터리를 만들고 옆에 학생들이 걸을 수 있는 보행로가 만들어지고 차량들이 질주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캠퍼스에서는 학생들의 도보행렬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따라 길들이 설계되도록 캠퍼스의 모양새를 바꾸고 있다.

울산대는 대부분의 대학에 있는 총장이나 보직자를 위한 주차장을 없애 버렸다.

오 총장은 보직자의 특혜적인 모습을 없애고 그 주차 공간을 학생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선언했다.

총장은 출·퇴근시 운전사 없이 스스로 운전한다. 외부 주요 방문객이 있을 때에만 운전기사를 활용하고 평소에는 학교행사 등에 풀로 활용된다.

또한 지방대학이란 말 자체를 없애고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영국 타임즈가 개최하는 아시아 총장 및 대학 대표자 회의(THE Asia Summit)를 울산에 유치하였다.

대학의 투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광역도시 20주년을 맞는 울산시와 현대 등 일반 기업으로부터 최대한의 지원을 받아 울산시와 울산대학을 국제적 위치에 올려놓겠다는 야심찬 계획의 첫걸음이다.

우연히 두 총장은 고교, 대학 동창이고 아주 친근한 사이라고 한다.

포항, 울산 두 도시에 있는 두 대학 총장들의 획기적이고도 신선한 실험을 환영하며 한국대학 발전의 큰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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