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 신축 위해 연약지반 마구잡이로 파헤쳐<bR>이틀 내린 150㎜ 강수량에 토사 300t 쏟아져<bR>10시간 넘게 차량정체…“건축허가 남발 人災”
지난 3일 영덕군 남정면 원척리 7번국도에서 발생해 극심한 차량정체로 큰 불편을 초래한 산사태 사고의 원인이 인근 야산의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것으로 지적되고 있어 관계당국의 진상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이틀간 내린 150여㎜ 강수량에 무너져 내려 여름철 집중 호우에 대비한 행정 당국의 안전점검 부실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8시 20분께 영덕군 남정면 원척리 7번 국도 하행선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300여t의 토사가 도로에 쏟아져 인근 국도 상하행선 통행이 차단돼 극심한 정체현상이 빚어졌다.
영덕군과 포항국토관리사무소 등이 복구작업에 나서 오전 11시께 영덕 방향 도로 복구작업을 마치고 포항 방향 1차로의 통행을 재개시켰다.
포항 방면의 길이 열렸지만, 계속되는 폭우와 더딘 복구작업으로 결국 10시간이 넘는 차량정체가 이어졌다. 이곳 야산은 지난 2일부터 내린 150여㎜의 폭우를 감당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복구작업도 폭우 탓에 더디게 진행돼 도로기능이 장시간 마비돼 주말 관광객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번 산사태가 인근 야산의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연약지반 발생에 비롯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이번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몇 년 전부터 펜션을 짓기 위해 산자락을 무분별하게 파헤친 곳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A씨는 “펜션이 위치한 지점 일대에서 가파른 산비탈을 무리하게 깎고, 주변 경관 정지 작업을 위해 마구잡이 벌채가 진행됐다”며 “이번 산사태는 무분별한 건축허가 남발이 야기한 인재”라고 주장하며 관계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인근 마을 B씨는 “최근 7번 국도변 산자락에 펜션이 많이 신축되고 있다. 이 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날 수 있는 만큼 관계당국의 철저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영덕군 관계자는 “2~3일에 걸친 국지성 폭우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안전 지도감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덕/이동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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