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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거품론`과 문재인 `한계론`

등록일 2016-08-22 02:01 게재일 2016-08-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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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동
▲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여당은 이미 당대표를 선출했고 야당은 당대표 경선을 눈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은 당대표 선출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벌써 내년 대선에 누가 승리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에는 반기문 사무총장 외에는 아직도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문재인이 이미 후보로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된 듯한 분위기이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도 두 후보만 1위와 2위를 다투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대통령후보가 될 것은 확실시 되지만 그들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는 사람이 많다. 소위 반기문 `거품론`과 문재인 `한계론`이다.

반기문의 현재의 여론은 단연 1위이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거품론`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야성향의 진보적 유권자들과 새누리당의 대선에 나올 일부 잠룡들이 이에 동조한다. 그들은 후보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그의 거품은 쉽게 꺼질 것으로 바라본다. 반기문은 아직 후보로서 자질 검증이 되지 않았고 후보가 되었을 때 `생존`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사실 과거 대선전 영입된 외부 인사가 성공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전 총리 고건 후보의 낙마의 예를 들기도 한다. 외무 관료로 성장해 유엔 총회 사무총장직에 오른 경력만으로 격변의 시대가 요구하는 대권후보 자질로 적합한지도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의 온화하고 신사적 리더십이 본선에서 쏟아지는 총탄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기에 당내 경선에서 걸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여권 내에는 아직도 반기문 대망론에 기대를 걸고 지지하는 세력도 상당한 듯하다. 특히 당권 경쟁에서 승리한 친박에서는 내심으로 그를 적극 지지하고 환영할 것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특히 호남의 친박 핵심 이정현 대표가 당권을 장악해 충청권 후보를 옹립, 무주공산인 대구·경북의 지지를 얻으면 승리할 수 있다는 전략까지 슬쩍 보이고 있다. 친박이 비박까지 결속해 반기문 후보를 옹립하면 정권 재창출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가 내년 대선의 핵심 이슈가 될 경우 외교 전문가인 그의 리더십은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야당 후보 문재인의 한계론도 점검해 보자. 문재인의 한계는 친노 주류로 형성된 더민주당의 지지만으로는 표의 확장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는 친노·친문에 대해 전면적 거부감을 표출하는 보수층과 당내 비주류의 입장이다. 특히 지난번 대선의 문재인의 48%의 지지는 여야 2인 경쟁의 결과이지 그에 대한 순수한 지지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호남중심의 국민의당의 탄생은 호남표의 이탈로 그의 지지의 확장성을 더욱 제한한다는 것이다. 현재 정치 상황도 야권의 분열로 이어지고 있고 대선전 야당의 재결합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그의 대권 꿈은 결코 달성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아직도 문재인 대세론이 유효하다는 입장도 상당수다. 지난번 준비 없는 대선에서도 48%의 지지를 얻었는데 2%의 회복은 낙관적으로 획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 정치에서 한번 지지한 후보에 대해서는 다음번 투표에서도 계속 표를 준다는 유권자의 투표 성향도 이를 뒷받침한다. 후보의 자질 면에서도 정치인 문재인의 정직하고 선량한 이미지는 표의 결집력과 확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당내의 경선에서도 문재인은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상처를 받지 않고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들 두 사람이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내년 대선에서 후보가 될 것은 확실시 된다. 두 사람은 이미 대선 후보 이미지 구축을 위한 정치적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현직 사무총장 반기문도 지난번 한국 방문 시 대선후보 선포식에 버금가는 정치적 행보를 보였다. 문재인도 자신의 약점인 안보관을 굳건히 하기 위해 백령도와 독도까지 방문했다. 우리가 두 사람의 정치적 행보를 유심히 관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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