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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유학생들의 고민

등록일 2016-08-11 02:01 게재일 2016-08-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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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br /><br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이번 여름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푹푹 찌는 더위의 연속이다.

유난히 더운 이번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미국 중서부의 7개의 대학을 돌아보았다. 조금 작은 대학도 있고 큰 대학, 명문대학을 포함해서 미시간, 위스콘신, 일리노이, 인디애나, 테네시, 켄터키 등 여러 주를 돌면서 대학 관계자들과 만나고 유학생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미국 대학 어디를 가든 한국인 유학생이 있고 그들을 위한 한국 식품점, 식당, 교회 등이 있어 이들의 유학생활에 편의를 제공해 주고 있다.

유학생들의 최대의 관심사는 졸업 후 취직이지만 미국에 남을 것인가, 한국으로 들어갈 것인가, 거주지 선택의 고민도 커 보였다.

주위 아는 여러 교수들도 미국에서 연구직이나 대학 교수직을 사임하고 영주권을 포기하면서 귀국하기까지 기나긴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거주지 질문이 나올 때마다 필자의 대답은 똑같았다. “어디에 살든 본인이 행복하고 한국의 국가발전과 세계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지역이 무슨 상관이겠는가?”라는 답이었다.

지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선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각 국가 선수들은 자기 국가의 명예를 걸고 뛰고 있지만 그들이 선수로 활약하는 무대는 꼭 자기 국가가 아닌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으로 배구에서 신들린 활약을 하고 있는 김연경 선수, 축구의 귀재라는 손흥민 선수 등은 비록 국적은 한국이지만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그러한 예는 다른 나라에도 상당히 많이 있다.

결국 국가의 힘은 영토에 한정되지 않고 그 국민들의 글로벌 활약 범위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때, 지적인 활동도 마찬가지로 글로벌 활약 범위에서 국가의 힘을 외연화 시킬 수 있다고 본다.

세계를 하나의 무대로 경영하는 개념을 버추얼 코리아(Virtual Korea)라고 부를 수 있다. 버추얼이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아도 실제로 존재하는 개념을 말한다. 글로벌(Global)이 물리적인 개념이라면 버추얼은 한걸음 더 나아간 포괄적인 개념이다.

일본, 중국, 미국 등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한국인들은 그 자체가 버추얼 코리아의 네트워크이다.

300만 미국 교민과 수천개에 달하는 한인교회, 대형마트, 한국식당, 그리고 한국공장, 상품 등은 그 자체가 한국 힘의 확산이다.

미국 최대의 전자상품 마트인 베스트 바이(Best Buy) 에 들렀을 때 스마트폰 섹션과 TV 섹션은 삼성, LG의 상품이 판매대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 유명한 소니를 한구석으로 몰아놓고 있었다.

그리고 현대, 기아 자동차 딜러들의 모습은 어느 도시에서도 볼 수 있었다. 한국 대기업의 연매출액 반 이상이 해외 판매에서 나오는 경우도 많다. 세계에 퍼져 있는 한국민들과 그들이 구축한 버추얼 코리아의 힘이 아니겠는가?

이제 모든 분야에서 전 세계는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 면적은 작고,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오직 세계를 경영하는 길 뿐이다. 인터넷과 정보기술의 발달은 하나의 세계를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미 중서부 대학 방문 투어에서 믿음직스럽고 영리한 눈빛을 가진 우리 유학생들을 앞에 두고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었다.

그들이 공부가 끝나고 세계로 나아갈 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였다.

“너희들이 어디에 살든 한국과 세계를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이 있다면 그건 한국민의 자랑이고 영토의 확장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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