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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쿠데타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7-25 02:01 게재일 2016-07-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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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묘한 나라`다. 동양과 서양의 경계지점에 있고, 기독교국가에서 이슬람국가로, 거기서 다시 기독교+이슬람국가로 가다가,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가 됐다. 터키는 1·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국 신세지만, 케말 파샤라는 걸출한 장군을 얻게 된다. 그는 `청년 튀르크당`을 만들어서 “오스만 제국이 강해지려면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세속주의 국가`로 가야한다”면서, 당시의 술탄인 압둘라 하마드2세를 몰아내는 쿠데타에 성공한다.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업은 그는 국가체제를 완전히 뒤집는다. `공화국 헌법`을 반포하고 “술탄(왕)제를 폐지한다”고 선언했으며, 1923년 공화국 초대 대통령에 당선된다. 그러나 이슬람의 원로들의 반발은 엄청났다. 설득과 회유로 진압될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대통령은`무자비한 숙청`에 들어갔고, “국가원수를 모독한 자는 극형에 처할 수 있는” 형법을 제정해 평정했다. 그리고 그는 오직 국가를 위해 일생을 바쳤다.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죽은 후 남긴 재산이라고는 `양녀 결혼자금 몇푼`뿐이었다. 그는 영원한 `터키민족의 아버지`로 남았다.

터키가 다시 이슬람 술탄체제로 돌아가려 한다. 에르도안 현 대통령이 케말 파샤 초대 대통령이 만들어놓은 세속주의를 뒤집어 신정국가로 가려 하자 반대파들이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 쿠데타는 정보가 유출돼 실패로 끝났지만 현 대통령의 자작극이란 여론도 만만찮다. 반대를 가장 신속히 박멸하는 방법이 `국가 비상사태`를 만들고 이를 핑계로 무자비한 숙청을 하는 것인데, 에르도안이 그 수법을 쓰는 것이 아니냐 한다. 그는 지금 사형제도를 부활시켜 떼죽음을 예고한다.

`쿠데타와 유혈의 역사`는 반복되지만, 에르도안이 케말과 다른 점은 `재산욕심`이다. 그는 2천억원이 넘는 재산과 호화궁전 3개를 가졌으며, 세계 모든 국가원수 중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다. 또 영부인 에민은 쇼핑중독증 환자여서 그 낭비벽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래서 “여편네의 병적인 탐욕이 쿠데타를 불렀다”는 소리를 듣는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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