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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사기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7-14 02:01 게재일 2016-07-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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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는 자신의 작품을 모작이라 하는데 감정가들은 진품이라 하고, 이우환의 작품을 감정인들은 가짜라 하는데 자신은 진품이라 우긴다”최근 문제가 된 미술계의 논란이다. 그래서 고궁미술관이 국제적 전문가들을 불러 세미나를 열었다. 그들은 말했다. “작가의 말을 믿지 못하는 시대가 왔다” 피카소도 친구의 그림에 자기 사인을 써넣어 비싸게 팔게 해주었고, 카미유 클로델도 무명작가들이 와서 “나 배고파” 하면 `자기 사인`을 해주었다고 한다.`월광곡`도 제자의 작곡에 베토벤이 서명했다는 `설`이 있다.

르나드(64) 프랑스전문감정가협회 부회장은 “작가가 천재일 수는 있지만 그도 사람이라 거짓말할 수도 있고 착각할 수도 있다” 했다. 예술법 전문 변호사 푸놀(30)씨도 “위작 시비가 법정 공방으로 번질때 작가의 의견은 하나의 참고자료에 불과하다. 작가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작가의 말이 무조건 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했다. 작품의 `이력서`와 `보증서`가 붙어 있지 않으면 위작(僞作)의심을 받고, `작가의 의견`보다 `전문가의 감정`을 법원은 더 중시한다.

이우환씨가 “서구에서는 작가의 판단이 최우선”이라 했는데, 그 말은 국민을 우롱하는 거짓이다. 프랑스에서 온 두 전문가는 “생존 작가가, 내 작품 아니다, 한 경우는 흔하지만, 감정가가 위작이라 하는데 작가가, 내 작품 맞다,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했다. 자신의 작품이 진위(眞僞)논란에 휘말리면 값이 떨어지니 “전부 진품이라고 우기는 것 아니냐” 하는 말도 나온다. 1천만원에 거래된 작품도 “1억원에 팔렸다”소문내는 것이 미술계라는 말도 있다.`작품 가격`이 작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작품이 순수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투자 대상`이기 때문.

경찰이 대형 갤러리와 화상을 조사하기로 했다. 국과수와 민간 감정기관이 위작이라 한 13점에 대해 이우환 화백은 전부 진품이라 주장한 배경에 이들의 작용이 있지 않았나 해서다. 작품이 돈과 밀착하면 투자가치는 추락하기 마련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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