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선전·선동정치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7-05 02:01 게재일 2016-07-05 19면
스크랩버튼
아인슈타인 교수가 어느날 볼일이 있어 외출하면서 “잠시 다녀옵니다. 오후 3시 30분까지 돌아옵니다”라고 연구실 문에 써붙였다. 방문객이나 학생들을 위한 배려였다. 그러나 일이 좀 일찍 끝나서 3시에 돌아왔다. 그는 연구실 문에 써붙인 쪽지를 보고 “아, 30분을 기다려야 겠군”하면서 연구실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자기를 방문객으로 착각한 것. 이것은 어떤 싱거운 사람이 지어낸 이야기고. 그가 평생 자기집 주소를 외우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자기집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는 학자들은 수두룩하다.

“수학은 신의 영역으로 가는 행로”라고 생각하는 `20세기 수학의 신화` 헝가리의 폴 에어디시 교수도 멍청하기는 매일반이었다. 구두끈을 매는데 번번이 진땀을 빼고, 어디 갈때는 흔히 반대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남의 승용차 신세를 지기도 미안해서 자동차 운전을 배웠지만 끝내 면허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다. 결혼도 못 하고 평생 홀아비로 살면서 수학논문만 1천475편이나 써서 세계기록을 갱신했다,

천재들은 왜 멍청한가? 심리학과 뇌과학계의 오랜 숙제다. 두뇌의 특정 부위만 집중적으로 사용하면 `용불용설`에 의해 다른 부위의 뇌는 `발달장애`를 앓는 것이 아닌가. 선천적으로 특정 부위의 뇌가 기형적으로 발달한 사람이 이른바 천재가 되는 것은 아닌가. 가설은 있는데 결론은 아득하다. 그런데 정치가들은 이런 뇌의 특성을 매우 요긴하게 이용한다. 그들은 `선전 선동`으로 인민의 뇌를 공략해 목적을 달성한다. 정치심리학이 특히 발달한 곳이 공산·사회주의 국가들이다. 300만 명을 굶겨 죽인 북한은 “지옥을 천당으로, 천당을 지옥으로 만들 수 있는 선전 선동 기술”로 버티고 있다.

영국이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참여율이 72%나 됐다. 그런데 “찬성 혹은 반대 이유”를 물어보면 전혀 소신이 없고 “정치가들의 말을 듣고”라고 대답한다. 정치가들의 선전 선동이 국민을 멍청이로 만든 것이다. 이것이 민주주의 함정이고, 직접민주주의 맹점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팔면경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